▲ 오스카상 수상 당시 소감을 말하는 디캐프리오 (사진=AP)
"우리가 사는 지구를 당연하게 여겨선 안 된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지난달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받은 뒤 한 수상 소감이다.
"지금은 모든 이름 없고 얼굴 없는 유색 인종 여성을 위한 순간이다."라는 말은 2002년에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할리 베리가 했었다.
자유와 평등, 환경과 인권 등의 문제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곳이 할리우드다.
그런데 이 리버럴의 상징 할리우드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보다 온건주의자로 불리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무한한 애정을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지난 3월 말까지 대선 후보들의 선거자금 자료를 분석한 결과 클린턴 캠프와 클린턴을 지지하는 슈퍼 팩(민간정치자금단체)이 할리우드의 유명배우와 영화제작사 대표 등으로부터 받은 공식 후원금은 840만 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참석 커플 당 3만 3천400달러(약 3천800만 원)~35만 3천400달러(약 4억7천만 원)를 거둬들였던 지난 16일 조지 클루니의 자선 모금회 자금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이 한 번의 자선 모금행사에서 클루니는 1천500만 달러를 모은 것으로 알려져 초고액 정치자금 기부 논란을 빚었었다.
반면 샌더스에게 기부한 돈은 100만 달러에 불과했다.
물론 이 금액도 할리우드가 공화당 후보들에게 기부한 후원금 총액을 모두 합한 것(46만 달러) 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이긴 하지만, 전통적으로 진보적 성향을 보여온 할리우드가 샌더스에게 매우 인색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할리우드가 클린턴을 지원하는 이유에 대해 민주당 정책 컨설턴트인 도나 보자르스키는 남편인 빌 클린턴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1992년 대선 당시 빌 클린턴 후보 캠프의 연예사업 분야를 총괄했던 그녀는 "빌 클린턴은 진심으로 대중문화를 존중했고,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며 "이 때문에 할리우드와 깊은 관계를 맺었다"고 말했다.
당시의 인연과 우정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할리우드에서 힐러리가 성공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가들의 지지가 바로 그것이다.
'할리우드의 좌파와 우파 : 영화 스타들은 미국의 정치를 어떻게 바꿔왔나'라는 책을 쓴 역사학자 스티븐 로스는 "할리우드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리버럴한 성향을 보이지만, 이들은 기업을 공격하는 후보까지 포용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샌더스는 자신을 '민주적 사회주의자'로 묘사하면서, 부자와 기업에 대한 세금을 올려 복지예산을 늘리겠다고 말해왔다.
클린턴에 대한 최대의 할리우드 기부자들이 유명 스타라기보다는 막후 인물들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클린턴 진영이 3월 말까지 거둬들인 할리우드 기부금의 약 3분의 2는 단 세 명의 후원자들에게서 나왔다.
미국 미디어 업계의 큰손인 사반 캐피털 그룹 CEO 하임 사반이 350만 달러를 냈고, 애니메이션 영화 '슈렉', '쿵푸 팬더' 등의 제작사인 드림웍스의 CEO 제프리 카젠버그와 영화 감독 겸 제작자 스티븐 스필버그가 각각 100만 달러씩을 기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