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개월 만에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수중에서 벗어난 시리아 고대 도시 팔미라의 유적이 일부 파괴됐지만, 상당 부분은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전문가들은 지난 24∼26일 팔미라 박물관과 유적지를 살펴본 후 펴낸 예비 조사보고서에서 이렇게 현장 상황을 요약했다.
IS는 작년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10개월간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 유적지와 문화재가 많은 팔미라를 점령하고 있으면서 우상 숭배라는 이유로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을 잇달아 파괴했다.
유네스코 전문가들의 조사 결과 팔미라의 대표 유적인 바알 샤민 신전과 개선문은 산산조각 부서져 있었다.
IS는 작년 10월 종교와 무관한 팔미라 유적지의 '관문' 격인 2세기 개선문까지 부비트랩으로 폭파해 전 세계의 공분을 샀다.
IS는 또 박물관 조각상과 유물을 부수거나 머리를 자른 뒤 그 파편 등을 그대로 놔두었다고 유네스코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IS가 일부를 파괴한 것으로 알려진 벨 신전에는 지뢰제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접근하지 못했다.
유네스코 전문가들은 그러나 상징적인 유적이 여러 개 파괴됐지만, 유적지는 상당 부분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유네스코는 팔미라의 파괴 상황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오는 7월 발표할 예정이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팔미라는 시리아 정체성의 기둥이며 시리아인이 지닌 존엄의 근원이다"라면서 "유네스코는 모든 파트너와 함께 이 지역 유적을 보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야자수의 도시'라는 뜻을 지닌 팔미라는 오아시스 도시라는 입지를 이용해 동서양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무역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하며 1∼2세기 때 번영을 누렸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페르시아, 비잔틴 등 다양한 동서양 문화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 중동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적지 중 하나로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되기 전에는 매년 15만 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