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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됐으니 이 정도는 누려야지'…노인회 횡령·다툼 속출

노인회장 회비관리·직원임명 등 권한 적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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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받는 '어르신'으로 통하는 지역 노인회가 선거 비리나 횡령 사건에 연루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회비로 운용하는 공금이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는 보조금을 둘러싸고 치열한 이권 다툼까지 벌어진다.

노인회가 누리는 사회적 대우나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충북 제천경찰서는 지난 2월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부탁하며 현금 20만 원씩을 건넨 대한노인회 제천시지회장 당선인 A(73)씨를 위계에 의한 업무집행 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대한노인회 정관과 각급 회장 선출·선거관리 규정에 후보자는 금품, 향응, 음식물 등을 제공하지 못하게 돼 있지만 A씨는 회장 당선 욕심에 규정을 어겼다는 것이다.

노인회장은 회비 관리, 직원 임명, 자문위원 위촉 등 권한이 적지 않다.

비품을 비롯한 물품 구매 허가권이 있고 각 경로당으로 꾸려지는 분회 등록대장을 발급하는 일도 회장 몫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노인회장은 기본적으로 명예직이지만 사회적 대우를 받고 여러 권한이 있어 선거가 과열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노인회장이나 임원들이 노인회 회비를 개인 돈처럼 썼다가 처벌받는 사례도 있다.

경기도 성남시에서는 전직 노인회 회장이 공금이 든 통장에서 몰래 돈을 빼내 썼다가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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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지역의 한 노인회 회장을 맡던 B(85)씨는 2011년 말 회비가 적립된 통장에서 400만 원을 슬쩍 인출했다.

이듬해 1월 230만 원을 채워 넣긴 했지만 나머지 170만 원은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가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았다.

경기도 수원에서는 공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하다 자체 감사에서 적발된 노인회 임원이 오히려 노인회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가 패소하는 일도 벌어졌다.

2013년부터 수원의 한 노인회 사무국장으로 일한 C씨는 노인회 상벌위원회에서 면직 처분을 받자 위자료 등 3천만 원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노인회는 2014년 정기 감사에서 C씨가 모금한 세월호 성금 100만 원을 반환하지 않고 보관한 점, 경로당 쌀 지원·노인대학 운영 목적으로 받은 외부 보조금 2천만 원 일부를 다른 곳에 쓴 점 등을 적발했다.

한 지역 노인회 관계자는 "선거를 통해 어렵게 뽑힌 자리인 만큼 '내가 이 정도는 누려야겠다'는 심리에서 공금을 횡령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전국에 퍼진 각 지회를 적절히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단법인 대한노인회 산하 노인회는 시·도 연합회 16개, 지회 245개에 달한다.

이들 노인회는 지회별로 공금을 운용하는 것은 물론 노인대학·체육대회 운영 때 지자체 지원을 받지만 그 과정에서 보조금을 빼돌리는 경우도 많다.

얼마 전 경북 포항에서는 지역 노인회가 5년간 포항시에서 주는 보조금을 부풀려 받은 사실이 들통났다.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올해 3월 24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전 대한노인회 포항시지회장 D(82)씨와 전 사무국장 2명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2008∼2013년 회보지 발행에 필요한 비용을 부풀려 포항시에 청구하는 방법으로 보조금 5천만 원을 타냈다.

회보지 발행비를 크게 부풀려 자부담금을 뺀 보조금을 가로채거나 특정 신문 구독료를 부풀려 1억 8천만 원의 보조금을 받아내기도 했다.

대한노인회 관계자는 "지회가 245개나 되다 보니 자체 정관을 통해 비리를 단속하고 있지만 뿌리째 뽑기 어렵다"며 "매년 신임 지회장들을 상대로 비리·횡령 방지교육을 하거나 노인 지도자를 육성해 근본적 원인을 고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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