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분리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 된 '마켓 시어터'(Market Theatre)가 올해로 개관 40주년을 맞았다.
26일 AFP 통신에 따르면 요하네스버그 뉴타운 중심부에 있는 이 극장은 1976년 문을 연 이후로 40년간, 그리고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20년이 지나도록 관객을 맞이하고 있다.
처음 무대에 올라갔던 연극은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였다.
반 아파르트헤이트 투쟁의 서막을 올린 소웨토 봉기가 일어난 지 닷새 뒤였다.
소웨토는 정부가 지정한 흑인 주거지역으로, 당시 흑인 학생들은 학교에서 제1언어로 네덜란드어에서 파생된 아프리칸스어를 사용하는 데 반발해 투쟁에 나섰다.
이 극장은 곧 백인 정권의 압제에 대항하는 남아공 흑인들의 투쟁을 돕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언론에 대한 통제가 심했던 시대였던 만큼 사람들은 무대를 통해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이 극장에서 20년간 일한 그레이스 모코나는 "이곳은 저항의 상징"이라며 "이곳이 만들어낸 기회는 거저 얻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극작가들과 배우들도 이 극장이 흑백 분리 정책에 따른 남아공 상황을 전 세계가 지켜볼 수 있는 창이 됐다고 회상했다.
1987년에 극장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 '오셀로'를 무대에 올려 논란의 중심지가 됐다.
극 중 흑인 배우 존 카니가 백인 여배우에게 키스하는 등 애정신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모코나는 "대혼란이 일어났다. 비판이 쏟아졌지만 우리는 계속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그들은 이곳을 '시위 극장'이라고 불렀지만 우리는 '사람들을 위한 극장'이라고 불렀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을 통한 엔터테인먼트와 소셜미디어의 시대에 마켓 시어터도 생존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현지어인 세츠와나어로 된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지금은 아프리카 프랑스어권 국가 출신 이민자들을 위해 프랑스어 연극을 작업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의 빈곤에 관한 극을 리허설 중인 배우 페피 마체고는 "이 극장은 주류에 저항하며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곳으로 유명하다"며 "아직도 그 피는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