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교육 현장에서 동료 교사와 교직원 제자까지 표적을 가리지 않고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교육계 내부에서 '성범죄 공화국'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알고도 묵인하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교육계의 뿌리깊은 온정주의와 서열을 중시하는 권위주의적 조직 문화 때문에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청주 모 중학교 A 교장은 지난 21일 교내 사무실에서 30대 교무실무사 B씨를 강제로 껴안고 입을 맞추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B씨 측은 "A 교장이 '입술이 예쁘다'며 강제로 껴안고 세 차례 입을 맞췄다"고 주장했지만 A 교장은 "B씨가 만들어 낸 황당한 이야기"라면서 "교내 행사를 마친 뒤 B씨에게 격려 차원에서 악수하고 덕담을 건넨 것이 전부"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월 경기도 화성의 모 고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제자인 여학생에게 "이사하는데 우리 집에 와라"거나 "넌 내 이상형이야"라고 말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발언을 수차례에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습니다.
부산의 모 사립고교 50대 교사는 2014년 6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자신이 가르치는 여제자 18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최근 구속돼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충북의 모 고교 교사는 지난해 자신이 담임을 맡은 반 여학생을 실습실로 불러 강제로 껴안고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습니다.
이 교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피해 여학생이 지난해 12월 충격을 받아 자해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충북도교육청이 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자료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등학교와 특수학교에서 발생한 성 관련 범죄는 2013년 6건, 2014년 30건, 작년 24건 등 모두 60건으로 조사됐습니다.
도교육청에 보고되거나 접수되지 않은 사건까지 포함하면 실제 학교 내 성범죄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성범죄 사실을 알고도 쉬쉬하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교육계 관행이 개선되지 않는 한 교육 현장의 성범죄 근절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실제 청주 모 초등학교에서는 남성 교사 C씨가 회식자리에서 2차례나 동료 여교사 4명을 성추행했지만 학교 측은 이런 사실을 알고도 쉬쉬했습니다.
오히려 학교 폭력 예방에 기여했다며 가해자 C씨에게 상위 교사 40%에게 주는 승진 가점을 줬으며, 도교육청에 보고조차 하지 않은 교장은 해당 학교에서 계속 근무하고 있고, 교감은 도교육청 요직에 발탁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교단 내 성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로 학교 내 고질적인 권위주의와 비민주적인 조직 문화에 뿌리깊은 온정주의가 겹친 탓으로 보고 있습니다.
청주여성의전화 부설 성폭력상담소 하숙자 소장은 "스승과 제자, 교장과 교사, 선배와 후배 등 서열이 엄격한 교육계 조직 문화가 성범죄라는 독버섯을 키우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