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선 경선 레이스가 종료되는 6월 이후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의회 비준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프라이머리 시즌(정당별 대선경선 일정)이 끝나고 나면 의회에서의 정치 상황도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고 여겨지고, 따라서 (TPP 비준 활동을) 진전시키기 시작할 입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운동이 한창 고조돼 있을 때 사람들은 보통 무역협정과 관련해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에 대해 더 걱정한다"고 덧붙였다.
또 "임기 안에 비준을 마치겠다"는 입장도 확인했다.
이런 오바마 대통령의 구상은 민주·공화 양당의 주요 대선주자들이 TPP를 비롯한 무역협정에 대체로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는 그동안 여러 유세에서 TPP가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았다고 주장했으며, 같은 당의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도 TPP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TPP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TPP에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
독일 방문 기간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유럽연합(EU)을 대상으로 협상 중인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의 타결 의지를 여러 번 내보이기도 했다.
반면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는 지난달 공개한 보고서에서 지난 2월 미국 등 12개 참여국 정부에서 서명한 TPP가 미 의회에서 요구하는 "협상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미국의 정치권 소식통들은 공화당이 전통적으로 무역협정을 지지하고는 있지만, 오는 11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연방의원 선거 때 TPP나 TTIP 때문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을 굳이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맞물려 공화당 안에서도 현재 TPP에 대해 미온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오바마 정부의 TPP 비준 추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비준 추진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민주·공화 양측과 다방면으로 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TPP 찬성론에 힘을 싣는 주장들도 잇따랐다.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기고전문매체 '프로젝트 신디케이트'를 통해 "무역적자와 그로 인해 중산층 노동자들에게 가해지는 부담이 낮은 저축률에 기인한다는 점을 어떤 대선주자들도 언급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사설에서 무역협정 때문에 약값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최근 미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한 15개국에서 약값이 무역협정 때문에 이렇다할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