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배 속의 아기 뇌와 비슷한 '미니 뇌'를 줄기세포를 이용해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는 기계가 개발됐습니다.
미니 뇌는 지난 2013년 오스트리아 연구팀이 처음 만들었는데, 당시 연구팀은 사람의 줄기세포에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해 분화시켰고, 2개월 만에 완두콩만 한 뇌 유사 조직으로 키웠습니다.
이는 9주 정도 된 태아의 뇌와 비슷한 크기와 모양으로,해마와 피질 같은 여러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조직을 이루는 신경세포끼리도 전기적 신호를 주고받아 어느 정도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때부터 미니 뇌는 자폐증과 조현병 등 신경발달장애의 원인을 밝히고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쓰는 연구 재료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브라질 연구팀이 이를 이용해 지카바이러스가 소두증의 원인이라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연구팀은 미니 뇌를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소형 회전배양기를 개발해 발표했습니다.
이 배양기는 실제 실험실에서 세포를 배양할 때 쓰는 배양접시를 닮았는데, 배양접시 한 판에는 호두알만 한 크기의 방 12개가 오목하게 파여 있고, 각 방에 미니 뇌가 하나씩 들어갑니다.
방에는 미니 뇌의 단백질 등 영양소가 들어 있는 배양액을 2ml 씩 넣어주고 시기마다 분화에 필요한 다른 단백질을 넣어줍니다.
또 배양액을 저어줄 수 있는 장치도 달려 각 방 위를 덮은 톱니 모양의 뚜껑이 이 장치의 일부입니다.
판을 층층이 쌓으면 같은 공간에 더 많은 배양기를 넣을 수 있습니다.
연구팀이 이 장치에서 미니 뇌를 배양한 결과 일주일 만에 수백 마이크로미터 크기로 자랐고 80일 뒤에는 수 mm 크기가 됐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윤기준 연구원은 이 시스템을 처음 개발한 사람이 뉴욕과 메릴랜드 주에서 온 고등학생들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고등학생 두 명이 여름방학 동안 실험실에 와 연구하며 오토 캐드(CAD)프로그램으로 배양기를 직접 설계했고 3D 프린터로 출력해 구조를 보여줬다"고 전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에 만든 미니 뇌에 지카바이러스를 감염시켰고 그 결과 신경줄기세포가 죽는다는 사실을 확인해, 지카바이러스와 소두증의 연관 관계를 설명했습니다.
윤 연구원은 "미니 뇌 소형 배양시스템은 지카바이러스 연구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신경발달장애를 고효율, 고처리 방식으로 연구할 길을 열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현재 연구진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미니 뇌의 병리를 완화할 수 있는 약제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