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부산에서 기름 유출 사고를 낸 3천t급 화물선은 강한 바람과 파도에 닻이 끊어진 채로 해안가까지 600여m를 떠밀리다가 좌초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부산 영도구 묘박지에서 영선동 해안가로 떠밀려가 좌초된 오션탱고호(3천525t)의 2개의 닻 중 왼쪽 닻이 보이지 않는다고 18일 밝혔다.
보통 선박이 묘박지에 장기간 정박할 때 2개의 닻을 바다 밑바닥에 걸어 단단히 고정하는데 이날 오션탱고호는 1개의 닻으로 선박을 고정한 것으로 해경은 파악하고 있다.
고정된 왼쪽 닻이 강한 바람과 파도에 휩쓸려 끊어졌고 풍랑경보가 발효된 뒤 선원이 오션탱고호의 오른쪽 닻을 뒤늦게 내렸지만 미처 바닥에 걸리지 않고 선체가 바람과 파도에 떠밀렸다는 것이 해경의 분석이다.
자동차 운반선인 오션탱고호는 최근 운항을 하지 않아 자동차 등 짐이 없었던 점도 배의 무게를 가볍게 하고 바람을 받는 표면적이 넓어져 쉽게 바람과 파도에 떠밀린 것으로 해경은 추정한다.
바다 한가운데인 묘박지에 정박 중이던 3천t급 화물선이 600여m를 떠밀려 해안가 암초에 좌초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몇 분이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 해경의 설명이다.
당시 풍랑경보가 발효된 부산 앞바다에는 초속 14∼20m의 강풍이 불고 파도 높이는 3∼6m에 달했다.
권오성 부산해양경비안전서 경비구난과장은 "고정된 왼쪽 닻이 끊어지면서 선체가 바람 방향과 수직으로 선회하는 바람에 맞바람을 받아 해안가로 떠밀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길수 한국해양대 교수는 "초속 20m의 강풍은 풍력계급 8에 해당하는 '큰바람'으로, 보통 중형 태풍 중심지에 부는 바람"이라며 "선박의 닻에 연결된 사슬도 충분히 끊을 힘이 있다"고 말했다.
오션탱고호의 좌초로 현재 영선동 해안가와 영도대교·부산대교 인근, 남항공동어시장, 감만시민부두 등지의 해상까지 기름막이 형성돼 해경과 부산시는 17일 1천100명, 18일 800명을 동원해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부산해경은 기름 추가유출에 대비해 선사 측과 함께 배 안에 남아있는 기름을 빼내는 작업에 나서고 있다.
벙커C유 9만7천ℓ, 경유 1만ℓ가 적재된 오션탱고호의 파손 부위가 물밑이어서 추가 기름 유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경은 일단 기름 이송작업을 마치면 선사 측이 현장 상황에 맞게 예인선이나 크레인을 이용해 좌초된 오션탱고호를 인양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