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뉴욕에서 냉대를 받았다.
오는 19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주(州) 경선을 앞두고 14일(현지시간) 밤 뉴욕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뉴욕시 공화당 갈라 만찬장에서 참석자들로부터 싸늘한 대접을 받은 것이다.
NBC 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크루즈 의원은 이날 800여 명의 공화당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와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에 이어 3번째로 마이크를 잡고 연설했으나, 대부분 참석자가 전혀 주목하지 않으면서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심지어 상당수 참석자는 연설 도중 일어나 장내를 왔다 갔다 하고 사담을 나누는 등 의도적으로 크루즈 의원의 연설을 무시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크루즈 의원은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를 겨냥해 "나는 뉴욕에 어떤 빌딩도 세우지 않았지만, 평생 헌법과 인권 수호를 위해 싸워왔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트럼프와의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아무런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현장에 있던 워싱턴포스트(WP)의 필립 러커 기자는 트위터에 "크루즈 의원 연설에 대한 장내 반응은 크루즈 의원 자신은 물론 행사 참석자들한테도 당황스러운 것"이라면서 "크루즈 의원이 연설하는 동안 사람들은 서서 걸어 다니고 서로 얘기를 나눴다"며 당시의 산만한 분위기를 전했다.
크루즈 의원이 이처럼 홀대를 받은 것은 지난 1월 TV 토론회 때 뉴욕 주민인 트럼프가 민주당에 친화적인 '뉴욕의 가치'에 길든 까닭에 보수의 정체성이 의심스럽다고 비판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트럼프는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크루즈 의원이 영웅적인 뉴욕의 가치를 비하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해 왔으며, 이런 것이 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확산시킨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크루즈 의원의 지지율은 평균 18%로, 트럼프(54%)는 물론이고 케이식 주지사(22%)에게도 밀려 꼴찌에 머물고 있다.
뉴욕 주는 20% 이상 득표자를 대상으로 득표 비율에 따라 95명의 대의원을 배분하게 돼 있으며, 따라서 크루즈 의원은 이곳에서 대의원을 1명도 건질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