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념 / 전 경제부총리
2001년으로 기억을 하는데 제가 부총리도 하고 있을 때, 그때는 우리경제가 참 어려웠어요. 근데 2000년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소야대가 되어버렸습니다. 지금처럼 선진화법이 없더라도 야당의 도움을 얻지 못하면 법률제정도 어렵죠, 중재 추진도 어렵죠, 국회 나가면 밤낮 그만두라는 소리만 듣고 이 상황이었어요. 제가 오죽했으면 울고 싶다는 소리를 했겠습니까. 밤낮 나가면 부총리 그만두라는 소리예요.
제가 고민 고민 하다가 2001년 5월에 그때 이회창 총재를 찾아가 뵀어요. 찾아뵙고 말씀드렸어요. 우리 동북아 특히 중국, 일본, 한국 경제상황이 이렇게 가고 있습니다. 세계경제 추세가 이렇게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바꿔야겠는데 기업구조조정 추진법도 안되고, 공직자금 추가조성도 안되고, 이래가지고 일을 못하겠습니다.
도와주십시오. 경제와 민생이 여야가 따로 없다는 것을 총재께서 보여주십시오. 그랬더니 이회창 총재가 그럼 내가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 그래서 제가 그랬죠. 여야국회의장단하고 정책의장단하고 정부장관들하고 같이 합숙을 하겠습니다. 그게 그 유명한 1박2일 사건이에요.
▷ 제정임 / 진행자
대충 몇 분 정도가 참석하셨나요?
▶ 진념 / 경제부총리
그때가 여당 정책의장단에서 다섯 분, 야당 다섯 분, 장관들 여섯 일곱 정도, 그렇게 해서 한 이십 명 정도가 전체적으로 가가지고 그래가지고 그런 상황인데, 처음에는 이야기가 되질 않아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죠.
야당은 지금 야당이나 그때나 마찬가지인데 정부를 무조건 공격하는 것이 야당의 기본적인 역할이란 말입니다. 그때 논의되는 게 기업 구조조정 촉진법, 현대건설을 중심으로 한 현대그룹의 구조조정 문제, 공직자금 추가조성문제 그 다음에 부동산 대책이 주 과제였는데, 한참 논의가 됐는데 제가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밤 9시쯤 되가지고 현대건설하고 현대그룹 구조조정에 대해서 질문이 많이 나오고 비판이 많이 나와서 진짜 말씀 잘하셨습니다. 근데 이게 시장에 주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엠바고를 지켜주십시오. 정부가 고민하고 있는 것 현실 그대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그러고 한 수 배우겠습니다. 제가 그랬어요. 그랬더니 보도 관리를 받는다, 안 받는다. 보도관리 받으면 야당이 힘이 빠지지, 막 떠들어야 하는데, 하다가. 그때 정부에서 일했던 분들 몇분 계세요. 정부에서 일 많이 했고, 엠바고를 받았어요.
그래서 쭉 설명을 했습니다. 현대건설, 현대그룹 문제가 상황이 이런 건데 지금 일부에서는 왜 부도 안 되느냐 하는데 부도를 내게 되면 세계 건설 현장에서 진행 중인데 120군데가 됩니다. 이게 사실상 국가 보증채무기 때문에 우리가 거기서 클레임 받으면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이 생깁니다.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게 좋습니까? 아니면 정치 일가들의 주식은 전부 빼고 이것을 은행 관리로 해가지고 정상화 시켜서 가는 게 좋습니까?
▷ 제정임 / 진행자
사정을 투명하게 설명하신 거군요
▶ 진념 / 전 경제부총리
이러니 대화가 통하더라고요. 그렇게 열한시 반까지 했죠. 미리 밑에 식당에 음식집인데 소주폭탄을 준비를 시켜놨어요. 좌삼삼 우삼삼이 거기서 통했더라고요. 그래가지고 밤 열한시에 내려가 가지고 소주폭탄으로 좌로 일보, 우로 일보 앞으로 일보, 제가 볼땐 한 일곱 잔씩 먹었을 거예요. 먹다보니까 우리가 남인가부터 시작해서 경제와 민생문제가 따로 있느냐 다 같이 고민해야지 이런 consensus가 이뤄졌어요.
그러고 그날 밤 자고 9시에 딱 만났는데 술 먹을 때랑 다르게 말짱 깨고 보니까 이게 아니거든. 합의서를 작성합시다. 그랬거든요. 지금 국민들이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합의는 못 하고 싸움만 하고 왔다. 그러면 여든 야든 가릴 것 없이 욕 먹는다. 이것은 정치가 해야 할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가지고 실갱이하고 밀고 당기고 하다가 여섯 개 안이 합의를 했어요. 그게 인제 지역구조조정 촉진법, 국제자금 관리를 위한 제도 개선, 부동산 대책, 시장 활성화 대책 등 여섯 가지 항목을 합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