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공개된 사상 최대의 조세 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에 대해 미국의 주문으로 작성된 문서로 반(反)러 선전전의 일환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TV 생중계로 주민들의 질문에 답하는 연례 행사인 국민과의 대화에서 자신과 오랜 인연을 맺어온 측근인 러시아의 첼로 거장 세르게이 롤두긴 등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비밀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20억 달러(약 2조 3천억 원)의 거액을 운용해왔다는 '파나마 페이퍼스'의 폭로와 관련 '왜 도발적 서방 언론 보도에 정식으로 대응하지 않는가'란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푸틴은 "문서(파나마 페이퍼스)가 기자들이 아니라 전문 변호사들이 작성한 것이란 느낌이 든다"며 "작성자들은 조세회피처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공개한 것이 아니며 그들의 정보는 정확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문서가 내 친구들 가운데 누군가가 사업을 하고 역외 조세회피처의 자금이 나를 포함한 관리들에게로 흘러들어오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롤두긴은 번 모든 돈을 (외국에서) 고가 악기들을 구매하는 데 썼다"고 기존 설명을 되풀이하면서 "그가 산 2대의 첼로와 2대의 바이올린은 특별한 것이며 그가 마지막으로 산 바이올린은 무려 1천200만 달러(약 138억원)나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롤두긴이 스스로 구매한 명품 악기들을 국가자산으로 만드는 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그의 애국적 행동을 칭찬했다.
푸틴은 파나마 페이퍼스와 관련한 모든 도발의 배후에는 미국 국가기관들이 있음을 알고 있다면서 자료를 처음으로 공개한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 자이퉁'도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의 선거철이 가까워질 수록 이같은 서방의 선전전이 더 활발해 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은 앞서 지난 7일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크렘린 외곽 정치조직 '전(全)러시아국민전선'의 포럼에 참석해 연설하면서도 역외 조세회피처에 관한 폭로는 서방의 선전전이며 거기에서 언급되는 자신의 친구들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비리 혐의도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화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서방의 대러 제재가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러시아도 서방 제재가 해제되지 않는 한 유럽산 농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8년 대선에 재도전할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