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심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경찰 총격을 받고 숨진 미국 시카고 고교생 피어 라우리(16) (사진=시카고 CBS방송 화면 캡처)
미국 시카고 경찰의 악명높은 인종차별 관행 의혹이 시카고 시 차원의 진상 조사에서도 사실에 가깝다는 결론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의 의뢰를 받아 작년부터 공권력 오남용 의혹이 잇따라 제기된 시카고 경찰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전문가 조사단은 경찰 내부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조사단은 보고서를 통해 "자료 자체에서 경찰이 유색인종의 삶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주장의 타당성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시카고는 백인, 흑인, 히스패닉이 3분의 1 정도씩 균일하게 전체 인구를 형성하지만 유독 흑인을 대상으로 한 공권력 행사가 많았다.
관련 자료를 보면 2008년부터 2015년까지 경찰의 총에 맞은 404명 가운데 74%가 흑인이었고 히스패닉이 14%, 백인은 8%로 뒤를 이었다.
작년 여름에 체포로까지 이어지지 않은 수천 차례 불시검문 가운데 72%는 흑인을 표적으로 삼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경찰이 전기충격총을 사용한 대상의 76%, 2012년 교통경찰이 정차를 명령한 이들의 42%가 흑인이었다.
조사단은 "수긍할 이유 없이 검문을 당한 뒤 언어로, 물리적으로 학대를 당하며 때로 체포돼 변호사도 없이 구속되는 사례는 우리가 수도 없이 계속 들어온 일"이라고 보고서에 적었다.
이번 조사단의 활동은 2014년 10월 시카고 남부 트럭 터미널에서 발생한 시카고 경찰의 공권력 남용 의혹을 계기로 시작됐다.
경찰관 반 다이크는 절도 용의자 라쿠안 맥도널드(당시 17세)를 무려 16발에 달하는 총격으로 숨지게 한 뒤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여 뒤 공개된 현장 동영상에서 맥도널드가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경찰의 공권력 오남용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고 연방 법무부도 시카고 경찰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의 여파로 시카고 경찰국장이 해임되고 이매뉴얼 시장도 대중으로부터 사퇴를 요구받는 등 정치적 입지가 위축됐다.
이매뉴얼 시장은 보고서가 발표되기 전 NYT 인터뷰에서 "미국에 인종주의가 있는지 보려면 꼭 조사단이 있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며 "일리노이 주뿐만 아니라 시카고 시, 우리 부서에도 인종주의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종주의에 대처하기 위해 사람들 인식뿐만 아니라 우리 시의 다양성을 이루는 가치를 반영할 정책에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지가 진짜 문제"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