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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독 사망 청송 주민…자살 추정 발표에 '풀리지 않는 의혹'

자살 가능성 크지만 타살일 수도…"지문 없는 드링크제병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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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송 '농약소주 사망사건'이 발생한 마을에서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앞두고 숨진 A(74)씨의 사망 경위를 놓고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은 여러 정황을 종합할 때 자살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타살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 유서 없는 약독물 중독사

지난달 31일 오전 8시께 청송군 현동면 눌인 3리 주민 A씨가 자신의 축사에서 쓰러져 있는 것을 A씨 아내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A씨는 병원 이송 직후에 숨졌다.

그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약독물 중독사로 나타났다.

경찰은 2일 축사 주변을 수색한 끝에 A씨가 쓰러진 곳에서 3m 떨어진 지점에서 농약이 든 드링크제 병을 발견했다.

유서는 나오지 않았다.

A씨 몸에서 검출된 농약성분과 주변에서 발견된 드링크제 병에 든 농약성분은 지난달 9일 발생한 농약소주 사망 사건 피해자나 소주병에서 나온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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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 9일 오후 9시 40분께 청송군 현동면 눌인3리 마을회관에서 박모(63)씨와 허모(68)씨가 고독성 농약이 든 소주를 마시고 쓰러졌다.

박씨는 숨졌고 허씨는 중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다가 의식을 되찾았다.

경찰은 누군가가 소주에 농약을 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마을 주민 등을 상대로 집중 수사를 벌였다.

● 거짓말탐지기 조사 직전 왜 숨졌나

경찰은 여러 정황으로 미뤄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A씨는 숨진 날 오후 2시 경찰에 출두해 농약소주와 관련해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는 농약소주 사망사건 당시 마을회관에는 없었으나 아내가 마을회관에 있어서 거짓말탐지기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은 회관에 있던 주민 13명을 비롯해 그 배우자나 왕래가 잦은 사람을 중심으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해왔다.

경찰은 "A씨가 평소 아내가 마을회관에서 화투놀이를 하는 것에 좋지 않게 생각했다"란 주민 진술이 있어 조사에서 이 부분을 확인할 방침이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인가 심리적 압박감을 느꼈을 수 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A씨가 조사를 앞두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불안해했다는 주변 사람 진술도 확보했다.

● 다른 사람 개입하지 않았나

희박하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이 A씨에게 농약을 먹여서 살해했을 가능성은여전히 있다.

우선 누군가가 A씨에게 강제로 농약을 먹였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최병태 청송경찰서 수사과장은 4일 "단정할 수 없지만 숨진 A씨가 아무리 나이가 많다고 하더라도 그에게 누군가가 접근해 소란을 피우지 않고 독극물이 든 음료를 강제로 먹이지는 못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 현장과 가까운 곳에 A씨 아내가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던 만큼 A씨를 제외한 다른 인물이 현장을 찾았다면 알아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의 아내는 경찰 조사에서 "밖에서 뭔가 일을 하는 듯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렸지만 (남편을 제외한) 다른 인기척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숨진 A씨의 몸에서도 독극물을 마시지 않으려고 저항하면서 다툰흔적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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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누군가가 A씨에게 농약이 든 드링크제를 권해서 먹였거나 미리 가져다 놓고 스스로 마시기를 유도했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지금까지는 당시 축사에 A씨와 A씨 아내 외에 다른 사람이 드나든 흔적은 없다는 것이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A씨 아내가 남편을 살해할 동기가 드러난 것이 없다고 밝혔다.

10년 전부터 부부가 따로 살기는 했지만 낮에는 밥을 같이 먹거나 농사를 같이 지을 정도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A씨 아내는 이날 아침에도 축사에서 남편 아침밥을 지어놓고 부르러 갔다가 쓰러진 A씨를 발견했다.

누군가가 미리 가져다 놓은 농약 드링크제를 마셨다면 본능적으로 마시자마자 내뱉기 마련이다고 경찰은 강조한다.

또 드링크제 병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드링크제 병이 A씨가 쓰러진 곳과 가깝기는 하지만 그냥 봐서는 안 보이는 곳에 놓여 있었다"며 "드링크제 병이 나온 곳은 A씨만 알 수있는 장소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 경찰관은 "마을회관에서 농약소주 사건이 터진 뒤 주민 사이에 불신이 뿌리 깊게 자리 잡은 탓에 A씨가 다른 사람에게 음료수병을 건네받아 마셨을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이 경우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드링크제 병에서 어떤 사람의 지문도 나오지 않은 점은여전히 의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추측으로 사안을 단정할 수 없는 만큼 하나하나 확인하고 있고 누군가가 살해했을 수도 있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해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있을 수사 결과를 내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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