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노인 인구 비율이 2050년이면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급속한 고령화가 초래할 사회 변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미국 통계국의 보고서 '늙어가는 세계 : 2015년'(The Aging World: 2015)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65세 이상 인구는 작년에 5억5천만명이었으나 2050년까지 16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기간 전체 세계 인구가 34% 증가하지만 65세 이상 인구는 무려 세 배 가까이 늘어나는 가파른 고령화가 펼쳐지는 것이다.
속도가 붙은 고령화는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2012년 8.0%이던 것이 3년 만에 8.5%로 뛰어오른 사실로 이미 확인됐다.
아시아의 고령화는 더 가파르다.
작년 현재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은 일본이 26.6%로 가장 높았고 독일(21.5%), 이탈리아(21.2%), 그리스(20.5%), 핀란드(20.4%) 등 유럽 복지국가들이 뒤를 따랐다.
그러나 2050년이면 일본이 40.1%로 선두를 지키는 가운데 한국이 35.9%, 홍콩이 35.3%, 대만이 34.9%로 2∼4위를 차지하는 등 아시아 국가들이 약진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의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1.2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에 머무는 등 전반적인 저출산 추세와 더불어 복지수준 향상과 의료기술의 발달 등으로 인해 아시아 지역의 기대수명이 크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현상은 1차적으로는 인류의 진보로 평가된다.
보고서는 "고령화 추세가 출산 저하에 기인한 면도 있지만 수명이 늘어났다는 인류의 성공 스토리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지구촌 신생아의 기대수명은 68.6세에 이르렀고 2050년까지 76.2세로 뛰어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 세계 24개국에서는 신생아 기대수명이 80세를 돌파했고 현재 65세 이상 고령자의 기대수명이 20∼25년인 국가도 다수다.
암, 심혈관계 질환 등 비감염성질환(NCDs)이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떠오른 추세도 장수의 꿈이 이뤄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그러나 수명 증가는 개인적, 사회적으로 여러 새로운 난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행복도를 따지면 장수 그 자체가 아니라 건강하게 사는 노년기가 얼마나 되느냐가 주요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의학의 보편적 발달에 따라 수명은 함께 늘지만 건강한 노년기의 길이는 사회마다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2012년 조사를 보면 65세 이상 고령자들의 '건강한 기대수명'(HALE)은 노르웨이가 16년이나 됐으나 슬로바키아는 고작 3년에 불과했다.
일부 손꼽히는 선진국에서는 이와 관련해 참담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기도 하다.
일본 연구기관 '커스텀 프로덕츠 리서치'가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에 일본에서 가벼운 절도의 35%가 60세 이상 노인의 소행이었다.
노후 빈곤에 시달리는 일본의 은퇴자들에게 교도소가 안정적으로 숙식,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복지시설로 인식된다는 분석까지 나와 충격을 안겼다.
이는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가 국가의 안정성을 규정할 시급한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단면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로 주목받았다.
미국 통계국 보고서는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지 뿐만 아니라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얼마나 일할 수 있을지, 기대수명을 지탱할 자금은 충분할지 등도 고령사회의 고민거리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지구촌 고령자들의 노동, 은퇴, 연금 실태를 따로 주목했다.
선진국에서 생산에 참여하는 고령자들의 비중은 계속 늘어가고 있으며 저개발국에서는 그 비중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추세에 따라 세계 각국은 퇴직 연령을 60세에서 65세, 65세 이상으로도 늘려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불행하지 않을 장수를 뒷받침할 주요 정책으로는 고령자에 대한 공공연금이 주목을 받았다.
보고서는 남미, 카리브해 지역의 저개발국에서 공공연금이 노인빈곤을 퇴치하는 데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소개했다.
연금 수령자 가운데 빈곤층으로 분류된 이들의 비율은 5.3%였으나 그렇지 않은 이들 가운데는 25.8%가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작년 분석 결과를 보면 한국은 노인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였으나 연금이 퇴직 전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4개국 가운데 29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