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알파고와 이세돌9단의 바둑대회 현장에서 기자의 눈길을 잡은 장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1국이 끝난 시점.
대국이 열렸던 광화문 포시즌즈호텔 6층 대국장 옆방에서 밝은 얼굴의 에릭 슈미트 알파벳 구글 회장과 관계자들이 6층 반대편 기자회견장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 때 에릭 슈미트 회장 뒤로 낯익은 인물이 걸어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라졌습니다. ‘미스터 갤럭시’ 삼성전자 IM부분 대표인 신종균 사장이었습니다.
일주일 뒤, 신종균 사장을 다른 행사장에서 만나 에릭 슈미트 회장과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물어봤습니다. 하지만 신종균 사장은 대답을 피했습니다.
구글은 바둑대회 기간, 국내 비즈니스 관계자들을 초청했다 합니다. 신종균 사장도 초청인사중 한명입니다. 국내 삼성전자 경쟁사업자인 LG전자 관계자들은 초청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말 에릭 슈미트 회장이 한국을 찾았을 때 이미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안승권 사장을 만나 차기 구글 넥서스폰에 대한 협의를 끝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번 바둑대국 현장에 초청된 신종균 사장과 에릭 슈미트 회장은 어떤 얘기가 나눴을까요. 정확한 얘기가 확인되지 않아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현안을 놓고 이런저런 추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 관심1. 삼성 새 스마트폰과 구글 새 OS의 결합?
우선, 삼성전자와 구글이 당면한 공통 현안은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신형 스마트폰입니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세계 모바일시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세계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점유율은 80%가 넘습니다. 또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입니다. 안드로이드와 삼성 갤럭시폰은 운명 공동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프로젝트명 ‘그레이스’라는 갤럭시노트6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고, 구글도 안드로이드 OS 새 버전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갤럭시노트6는 새 안드로이드 OS가 가장 먼저 탑재된 스마트폰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갤럭시노트6에 처음으로 구현될 구글의 새 OS 정책에 대해서 얘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 관심2. 구글 클라우드사업에 삼성 협조?
다음으로는 이번 바둑 대국 이후의 구글 행보를 통해 유추해 볼 때 클라우드 사업 협력이 논의됐을 가능성입니다. 지난 바둑 대결은 구글의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능력을 뽐낸 자리였습니다. 1200대의 슈퍼 컴퓨터를 연결한 데이터 분석과 추론 능력이 인간의 인지 능력과 대결을 벌였습니다.
바둑 이벤트 이후 구글은 지난주 미국에서 클라우드 컨퍼런스를 열고, 클라우드 사업의 강자 아마존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구글은 최근 애플에 이어 디즈니와 네플릭스까지 클라우드 고객으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3년 전 9조2000억원 수준이었던 글로벌 클라우드시장 규모는 2018년까지 42조원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현재 12%의 기업이 클라우드로 전환한 가운데 2020년에는 20%의 대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국내에서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1000억원대의 중요 고객으로 알려졌습니다. 구글과 삼성전자가 클라우드 사업 관련한 얘기를 나눴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 관심3. 간편결제솔루션서 각자도생? 전략적제휴?
두 회사의 또 하나 중요한 관심사업은 간편결제입니다. 삼성전자와 구글 모두 자체 간편결제 솔루션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시장은 하드웨어기기 자체성능으로 차별화가 어려워지고 있어 스마트폰에 어떤 유용한 서비스를 접목하느냐가 관심사입니다. 부각되는 서비스중 하나가 간편결제입니다.
문제는 삼성과 구글은 모두 간편결제 솔루션이 있이 이해관계가 상충됩니다. 북미 지역에서는 두 회사가 이미 간편결제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구글은 지난해 9월 북미에 이어 영국에서 구글페이를 출시했습니다. 또 최근 영국에서 비자, 마스터, 스코틀랜드은행 등과 손잡고 안드로이드 OS에서 사용 가능한 페이먼트 서비스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페이의 중국 출시도 임박해 있는 상황입니다.
삼성과 구글이 지금처럼 각자도생(各自圖生) 할 것인지, 안드로이드 간편결제솔루션 통합이나 지역별로 전략적인 제휴를 할 것인지 주목받는 대목입니다.
● '미스터 갤럭시-미스터 알파벳'의 협력 시나리오는?
그동안 삼성전자와 구글은 향후 10년간 출원되는 특허를 공유하는 글로벌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왔습니다.
삼성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 관련 특허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돼 구글의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제품을 제약 없이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 삼성전자의 보안 솔루션 ‘녹스’가 구글 안드로이드 전체 보안 솔루션으로 안드로이드 OS와 통합된 바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향후 삼성 주도로 결제솔루션을 가져가고, 대신 구글은 클라우드 사업에서 이익을 취하는 형태로 파이를 키우는 협력시나리오가 얘기되고 있습니다.
'미스터 갤럭시' 신종균 사장과 ‘미스터 알파벳’ 에릭슈미트 회장의 만남이 어떤 협력으로 이어질 것인지 주목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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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CNBC 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