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으로부터 꾸준히 러브콜을 받던 한 인물이 한 잡지사가 폭로한 자신의 불륜 스캔들을 인정하면서 일본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바로, 팔다리가 없어도 노력만 하면 장애를 이겨낼 수 있다는 메시지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오체불만족'의 주인공 오토다케 씨입니다.
3년간 아이들을 가르친 교육자이기도 했고, 교육위원직에 오르기도 했던 그가 다수의 여성과의 불륜 사실을 시인한 건데, 며칠이 지나도록 인터넷상에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 건 그의 아내가 썼다는 편지입니다. 최호원 특파원의 취재파일 보시죠.
오토다케 씨의 홈페이지에 아내가 쓴 편지가 올라왔습니다. 남편과 깊이 이야기를 나눈 결과 세 아이를 위해서라도 다시 한 번 부부로서 함께 걸어가기로 강하게 결심했다는 내용입니다.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며, 아내인 자신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깊이 반성하고 있고, 정말 면목이 없다고도 적었습니다. 남편의 잘못에 대해 아내가 공동으로 사과하고 나선 겁니다.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선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 여름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아직도 이미지 관리를 하는 것이냐, 아내에게 편지를 강요한 것이 아니냐, 정말 동의하고 올린 건 맞느냐는 비난이 쇄도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자세히 알게 된 일본의 남녀 관계는 우리나라와 좀 달랐습니다. 도심 거리에서도 연인이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고 가는 모습을 찾아보기 드문데, 부부들도 우리나라처럼 같은 이불 속에서 살을 맞대고 자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았습니다.
단적인 예로,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불을 검색해도 1인용이 주를 이뤘고 부부용 침대 역시, 언제든지 싱글 침대 두 개로 나누어 쓸 수 있는 형태의 침대가 주로 검색됐습니다.
상당수 부부가 부부 싸움을 피하고 만약 갈등이 생겨도 그냥 참고 살거나 한 지붕 아래서 대화도 하지 않고 살다가 갑자기 황혼 이혼을 통보하는 문화가 괜히 생긴 게 아니었던 겁니다.
몸과 마음뿐 아니라 금전적인 부분도 마찬가지여서, 한 부동산정보업체가 맞벌이 신혼부부들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부부 공동계좌에 각자 일정액씩 입금한 뒤 사용하거나 지출 항목별로 나눠서 부담하는 등 각자의 수입을 따로 관리한다는 답변이 대다수였습니다.
일본에서는 연인 사이에서 한쪽이 이별을 고해도 다른 쪽이 왜냐고 이유를 따져 묻거나 집 앞에 찾아가 기다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상대를 압박하는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두말없이 조용히 헤어진다는 겁니다.
물론, 개인차도 있겠지만, 남에게 피해주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일본에서는 사랑하는 애인 사이라 하더라도 개인의 영역을 확보하고 존중해주는 게 우선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