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 환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서울 강남의 한 대형 성형외과입니다. 그런데 병원 직원들 사이에서 누군가 자신들을 감시하고 도청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직원들이 조사를 해보니 이 병원에서 실제로 도청장치가 발견됐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정혜경 기자가 기동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월 23일, 해당 성형외과 병원의 내부 모습이 찍힌 CCTV 화면입니다.
직원들이 퇴근한 저녁 시간에, 사다리와 공구 장비를 든 사람들이 병원으로 들어갑니다.
병원 내 곳곳을 기웃거리는 사람들 가운데 병원 대표 43살 신 모 씨의 모습도 보입니다.
이들이 사라지고 난 뒤 직원 사무실 천장에 도청 장치가 설치됐다고 직원들은 말합니다.
[병원 직원 : 서로 비밀스럽게 나눈 얘기들이 흘러다니고, 그 대표 입에서 나오고. 방마다 보니, 정말 위에 도청장치 비슷한 게 있는 거죠.]
일흔 명이 넘는 직원들의 대화를 병원 대표 신 씨가 은밀하게 듣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대표는 왜 직원들을 감시했다는 걸까.
이 성형병원은 한때 중국 환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엔 의료진과 직원 월급도 제때 주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경영진이 필러나 보톡스 같은 의약품들을 산 뒤에 웃돈을 받고 중국으로 빼돌리고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전 회계 담당 직원 : 흔적을 없애기 위해 환자들 차트에 용량을 표시해뒀습니다. 보톡스만 한 환자에게 필러도 한 걸로 넣는다든지.]
밀반출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외부에 알리지 못하도록 직원들의 약점을 잡기 위해 도청한 거라는 얘기입니다.
병원 대표는 의약품 밀반출도, 도청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신 모 씨 : 저희를 음해하고 별의 별거를 다 엮어요. 저희는 소송도 불사해야죠. (도청한 적 없으시다.) 네.]
신 씨는 해당 일자에 CCTV를 살피러 간 것일 뿐, 도청 장치를 설치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직원들은 대표 신 씨를 도청과 의약품 밀반출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는데, 경찰은 일단 도청 혐의 부분을 다음 주부터 수사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이홍명, VJ : 이종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