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살 A씨는 장애인 활동보조사로 3년 전부터 1급 시각장애인 60살 B씨를 도왔습니다.
그는 날마다 B씨를 찾아가 청소나 밥을 해주거나 함께 쇼핑을 했습니다.
지난 18일 A씨는 평소처럼 B씨 집에서 집안일을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B씨는 A씨에게 '회가 먹고 싶다'며 함께 회를 사러 가자고 부탁했습니다.
이에 A씨는 B씨와 함께 창원시 의창구 시장으로 회를 사러 갔습니다.
회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사이 B씨는 다시 '음료 2~3병을 사달라'고 했습니다.
A씨는 음료를 사 가져다준 뒤 회를 찾아왔습니다.
차에서 기다리고 있던 B씨는 A씨에게 '고마우니 이거라도 마셔라'며 뚜껑을 딴 음료 한 병을 건넸습니다.
아무런 의심 없이 음료를 받아 마신 A씨는 순간 '맛이 좀 쓰다'는 생각을 했으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에 일어났습니다.
음료를 마시자 갑자기 다리 힘이 풀리고 몸이 노곤해졌습니다.
5분쯤 뒤 B씨 집 앞에 도착해 주차를 하려 해도 집중을 할 수 없어 애를 먹었습니다.
어렵게 주차를 하고 B씨 집에 들어간 A씨는 이후 의식을 잃어버렸습니다.
A씨가 정신을 차린 것은 약 6시간 뒤였습니다.
A씨에게 연락이 닿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딸이 B씨 집으로 찾아와 A씨를 발견해 깨운 것입니다.
B씨는 어디 갔는지 찾을 수 없었습니다.
A씨는 딸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으나 몸이 계속 이상하다고 느껴 병원에 갔습니다.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계산을 하기 위해 지갑을 꺼낸 순간 그 안에 있던 신용카드와 현금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을 알아챘습니다.
순간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A씨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창원서부경찰서는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인 뒤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B씨를 구속했습니다.
B씨는 A씨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인 뒤 집으로 유인, A씨가 쓰러지자 지갑 속에 있던 신용카드와 현금 50만 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알고보니 B씨는 강간 등 전과 9범이었습니다.
그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13년을 복역한 뒤 약 3년 전 출소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출소한 B씨는 공업용 알코올을 먹고 자살을 시도했으나 죽진 않고 대신 시력을 잃어버렸습니다.
A씨가 B씨를 돕기 시작한 시기도 그 즈음이었습니다.
눈이 먼 B씨에게 시각장애인 협회에서 활동보조사로 A씨를 소개시켜 준 것입니다.
B씨는 범행 직후 경주에 있던 감방 동기에게 연락을 해 만나 술을 마시는 등 술값으로 188만 원을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고를 받고 수사를 하던 경찰은 그제 저녁 8시쯤 창원시 의창구 동생 집에 숨어 있던 B씨를 검거했습니다.
B씨는 경찰에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돈이라도 펑펑 쓰고 싶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A씨 혈액과 음료에서는 수면유도제 알프라졸람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성범죄 전과가 있어 걱정했으나 다행히 그런 증거나 정황은 없었다"며 "그가 전과 9범이라는 사실을 장애인협회나 A씨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B씨를 상대로 수면제 구입경로와 공범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