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문호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두개골이 18세기에 도굴당했다는 이야기가 사실로 보인다고 고고학자들이 밝혔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셰익스피어의 고향인 스트랫퍼드 어폰 에이번의 성 트리니티 교회에 있는 그의 무덤을 지하투과레이더(GPR)로 처음 조사한 연구팀은 셰익스피어의 두개골이 사라진 것으로 보이며 도굴꾼이 깊지 않은 무덤에서 훔쳐 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을 이끈 케빈 콜스는 "머리 부분에서 매우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며 "안에 있던 것이 파헤쳐지고 다시 집어넣은 증거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1879년 미국 잡지인 '아거시'는 셰익스피어의 두개골이 1794년 묘지에서 도굴당했다고 보도한 바 있으며, 콜스는 이번에 확인된 것들이 그 이야기에 신빙성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은 유명 인사의 두개골을 분석하면 그들이 어떻게 천재적인 재능을 갖게 됐는지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셰익스피어가 그 대상이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셰익스피어의 무덤을 찾고 있으며, 별세 400주년인 올해는 그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셰익스피어의 묘비에는 "벗이여, 바라건대 여기 묻힌 것을 파헤치지 마라. 이 묘석을 아끼는 자에게는 축복이, 내 뼈를 움직이는 자에게는 저주가 있으라"라는 글귀가 적혀있습니다.
연구팀은 무덤을 파헤치는 대신, 레이더를 이용해 내부를 조사했으며 항간에 떠돌던 몇 가지 소문들의 진위를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셰익스피어의 시신이 선 채로 묻혔다거나, 도굴을 피하려고 5m 깊이에 묻혔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시신은 1m 깊이에 묻혀 있었으며, 관이 아닌 단출한 수의에 싸여 있었습니다.
두개골이 사라진 것을 확인한 연구진은 진짜 두개골은 24㎞ 떨어진 우스터셔의 성 레너드 교회 지하실에 있다는 다른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그 두개골을 분석했지만, 70대 여성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성 트리니티 교회의 패트릭 테일러 목사는 "셰익스피어의 두개골이 사라졌다고 결론 내릴 충분한 증거는 없다고 본다"면서 "셰익스피어의 바람대로 그의 무덤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무덤을 건드리는 것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비석 아래 무엇이 있는지 완전히 알지 못하는 미스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