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4살까지 남의 집과 보육원을 전전하며 눈칫밥을 먹다가 친모와 한 지붕에서 산 지 8개월 만에 숨진 안양(2011년 12월 사망)에게 '가족'과 함께 한 8개월은 오히려 달아나거나 벗어나고픈 지옥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청주 청원경찰서 중간 수사 결과 안양은 친모 한씨(36·지난 18일 사망)에게 상습 구타를 당하다 고문이나 다를 바 없는 가혹 행위로 짧은 인생을 마감했습니다.
한씨는 보육원에서 '부러울 것 없이' 잘 생활하는 친딸 안양을 집에 데려온 2011년 4월 이후 '학대 본능'을 드러냈습니다.
2010년부터 안모(38)씨와 동거 중이던 한씨는 안씨의 아이를 가진 상태에서, 심한 감정의 기복을 보이며 안양을 구박하고 상습 학대로 이어졌습니다.
안양이 집에 온 뒤 남편과 갈등과 불화가 잦아지면서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자신이 불행해진 이유가 안양 탓으로 여긴 것 같다는 게 경찰 분석입니다.
아이가 대소변을 잘 가리지 못한 것에 지나칠 정도로 혹독하게 학대한 것도 남편을 의식한 과도한 반응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안양은 그해 5월과 숨지기 직전인 12월 11일 타박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안씨는 "아내가 아이를 자꾸 미워했다. 꼭 베란다에서 벌을 세우고 밥을 굶기거나 구타를 하곤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 부분은 한씨가 남긴 메모 내용과 일치하며 체벌이 지속해서 이뤄졌음을 추측할 수 있는 정황입니다.
아이가 죽고 난 뒤 마음의 평정을 찾았다는 기록에서 보듯 한씨는 정신적인 문제도 안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친모 한씨의 가혹행위는 안양이 숨진 날 극에 달해 소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욕조에서 아이의 머리를 3∼4차례 담갔고, 결국 딸을 죽음으로 몰고 갔습니다.
안씨는 "아이가 (베란다에서 벌을 받거나 맞는 게) 안타까워서 들어오라고 했다"고 했지만, 딸아이의 학대 사망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뿐 아니라 폭력을 행사한 학대의 동조자였습니다.
그는 안양이 숨지기 열흘 전 2차례 폭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한씨는 '하늘에 가서 죽은 딸에게 부모로서 못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경찰은 그에게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해 공소권 없음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학대에 가담하고 숨진 안양의 시신을 야산에 몰래 묻었다고 진술한 안씨는 사체 유기, 아동복지법상 폭행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설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