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라고 하면 평균 기온과 해수면의 상승, 그리고 각종 기상 재해 정도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지구온난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지구온난화가 일으키는 기후변화는 부를 재분배하는 결과도 가져옵니다. 안영인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미국 예일대를 비롯한 대학 연구팀이 기후변화가 어떻게 포괄적인 개념의 부를 재분배하는지를 설명했습니다.
먼저, 남쪽 열대지역과 북쪽 온대지역에 두 개의 항구도시를 생각해 보시죠. 도시의 흥망성쇠가 어획량에 따라 결정될 텐데요, 만약 바닷물의 온도가 점점 올라가면 인근에 살고 있는 어종에도 변화가 나타날 겁니다.
물고기들이 점차 더 수온이 낮은 극지방 쪽으로 옮겨가겠죠. 그 말은 즉, 상대적으로 가난한 적도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부유한 중위도 지역으로 자연 자원이 이동함을 뜻합니다. 못 사는 곳은 더욱 어려워지고 잘 사는 곳은 더욱 횡재하는 겁니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닙니다. 물고기가 줄어들수록 남쪽 항구도시에서는 어부들이 일자리를 잃고 냉동 창고나 얼음 판매, 어선 수리 종사자도 수입이 감소하게 됩니다.
당연히 어선의 값도 떨어질 테고, 어업 교육 기관도 문을 닫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지역 주민들의 수입이 줄면 음식점이나 옷가게 등 다른 영역까지도 연쇄적으로 피해를 볼 겁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수산 자원의 감소가 결국, 한 사회가 갖고 있는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재분배시키고 산업활동이나 투자심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데, 그 결과가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는 겁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도 목격할 수 있습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동해안에서 매년 수만 톤씩 잡히던 한류 어종 명태가 남획도 남획이지만,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1990년대 들어 수천 톤으로 떨어지더니 2000년대 들어서는 급감해 2008년 공식 어획량 0을 찍게 된 현상입니다.
최근 다시 연간 1~2톤은 잡힌다고 하지만, 여전히 원양 어선이 잡아오는 양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는 수준이라 정부 차원에서 동해안 명태 살리기 운동까지 벌이고 있는 게 현재 실정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되면 멀리 북태평양 어장까지 나갈 여유가 있는 대기업이나 큰 배들은 계속해서 명태잡이를 할 수 있지만, 연근해 어업에 매달리던 소규모 기업이나 작은 배들은 명태 잡이를 포기해야 합니다. 관련 인력이나 산업이 축소되거나 전환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닥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