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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덕 잊은 오바마…"레거시 포기못해" 대선판 뛰어들어

트럼프 '때리고' 힐러리 '밀고'…2008년 지지층 재결집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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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년 6개월간 쌓아온 레거시(업적)를 이어나갈 민주당 대통령을 만들고 상원도 되찾아와야 합니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11일 댈러스 민주당 지지자 모임

미국 민주·공화당 양당의 대선 경선판이 사실상 '대세'를 확정지은 가운데 현직인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공화당 유력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를 노골적으로 때리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을 드러내놓고 밀어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뿐만 아니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원·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후보 10여 명을 공개 지지하면서 여전한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임기 막바지에 이른 현직 대통령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보다는 차기권력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8년 전인 2008년 대선 때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음에도 실제로 지원에 나서지 않았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미국 CNN은 19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을 계승할 민주당 대통령이 나올 수 있도록 모든 일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며 "상원도 되찾고 하원에서도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행보는 두말할 나위 없이 '레거시 지키기' 차원이다.

공화당이 집권할 경우 오바마케어와 쿠바 국교정상화, 이란 핵 합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추진과 같은 대형 어젠더가 차질을 빚거나 경우에 따라 백지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제니퍼 프리드먼 백악관 부대변인은 워싱턴 포스트(WP)와 CNN에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 가정이 보상받는 정책을 계속 구축할지, 아니면 잘못된 방향으로 갈지의 선택을 대통령은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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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은 한걸음 더 나아가 업적을 방어하는 차원을 넘어, 이를 발전적으로 계승해 나가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하다.

민주당 경선후보 가운데 민주적 사회주의를 주창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대신 집권1기 국무장관을 지낸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것은 이런 맥락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1일 텍사스에서 열린 비공개 후원자 간담회에서 "샌더스의 선거운동이 종착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클린턴 전 장관에 지지를 모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개입'에는 높은 국정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따른 자신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갤럽이 지난 1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50%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WP와 ABC 방송의 최근 조사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51%로 나타났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 국정 지지도는 32%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본격적인 선거지원에 나설 시점은 양당의 대선경선 후보가 공식적으로 결정되는 7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프리드먼 부대변인은 "앞으로 몇 달간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인에게 이러한 문제를 더욱 많이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지난 2008년 대선 승리의 결정적 지지 세력이었던 4대 유권자 그룹을 다시 결집하는데 총력을 기울 것으로 전해졌다. 바로 흑인과 히스패닉, 청년, 여성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1일 텍사스 오스틴에서 민주당 전국위원회 정치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해 "유권자들이 2008년때 처럼 희망에 가득차 열심히 선거에 참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호언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도 '러스트 벨트'(쇠락한 미국 중북부의 제조업 지대)를 중심으로 백인과 중산층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한다는 계획 하에 준비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대선에서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할 지가 물음표라는 점이다.

최근 경선진행 과정에서 공화당 유권자들은 75%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반면 민주당 유권자들은 50%를 넘기지 못한 상태이다.

댄 파이퍼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WP에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때 구축했던 '연합군'이 이번에도 높은 선거 참여율을 보이느냐가 승패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지원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큰 클린턴에게 반드시 득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상황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하락한다면 클린턴의 선거운동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소지가 다분하다.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이 '정치적 공동운명체'로서 유권자들에게 인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두 차례나 집권한데 따른 '피로도'가 유권자들 사이에 깔려 있어 클린턴으로서는 '오바마 3기'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기조를 총론적으로 승계하면서도 일정 수준에서는 '거리두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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