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9년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왕자 집에서 50캐럿짜리 블루다이아몬드를 비롯해 2천만 달러(약 232억원) 어치의 보석들을 훔쳐 결국 사우디와 태국 관계악화의 빌미가 된 태국인 범인이 승려가 돼 공개석상에 등장했습니다.
포린폴리시(FP)는 범인의 등장으로 다시금 문제의 다이아몬드 행방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며 25여 년 전 발생한 사건을 다시 조명했습니다.
크리앙크라이 테차몽이라는 이 태국인은 당시 한 사우디 왕자의 궁 조경사로 일하던 중 침실의 금고를 부수고 블루다이아몬드 등 다수의 보석을 훔쳐 태국으로 달아났습니다.
이 블루다이아몬드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보석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미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소장 중인 유명한 '호프 다이아몬드'보다 더 큽니다.
사우디 정부는 이후 보석들을 회수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취했으나 아직 찾기 못했으며 사우디와 태국 관계만 최악의 상태로 악화됐습니다.
범인 테차몽은 태국 경찰에 자수한 후 7년 징역형을 받았으나 3년 복역 후 풀려났습니다.
경찰은 그의 자백에 따라 보석을 사들인 보석상에서 '달걀 크기만 한 루비들'을 포함해 무게 200파운드(약 90kg) 상당의 보석을 회수해 사우디로 돌려보냈습니다.
그러나 사우디 측이 돌려받은 보석중 절반 가량이 가짜로 판명됐으며 사우디 측은 다시금 보석 회수 작업에 나서면서 양국 관계는 더욱 악화됐습니다.
사우디는 1990년 보석 추적을 위해 방콕에 3명의 외교관을 보냈으나 곧 조직적인 암살작전에 말려 살해됐으며 4번째 왕실자문관은 한 달 후 실종됐습니다.
이들 살해 사건 역시 아직 미제로 남아있습니다.
나중 공개된 2010년도 미 국무부 전문에 따르면 국무부는 암살 사건의 배후에 레바논 시아파 무장조직인 헤즈볼라가 개입한 것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판단했으나 사우디 측은 태국 경찰이 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사우디는 보복조치로 태국 주재 대사를 소환하는 한편 사우디인의 태국 방문을 금지하고 태국인에 대한 사우디 내 취업 비자 발급을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약 20만 명에 달하는 사우디 내 태국 노동자들을 추방해, 태국 측이 입은 경제적 손실은 수십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또 태국 당국이 사우디 왕실자문관의 실종에 연루된 5명의 경찰을 방면하자 2014년 6월 태국 주재 대리대사를 다시금 불러들이는 등 양국관계는 계속 악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의 주범은 사건 25년여 만에 흰 장삼을 걸치고 삭발한 모습으로 고향에 위치한 한 절에서 열린 출가의식에 참가했습니다.
그는 한 지역 신문에 "내게 닥친 모든 불행이 내가 사우디에서 훔친 다이아몬드의 저주 때문으로 확신한다"면서 "나의 나쁜 업보를 구원받기 위해 불가에 귀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태국 현지 언론인 방콕포스트에 "올초 대형 트럭과 충돌해 목숨을 잃을 뻔 하는 등 불운이 잇따랐다"고 말했습니다.
과연 다이아몬드는 어디로 갔을까? 사우디 대사관의 공보관계자는 FP에 "사우디와 태국 관계가 긴장 관계에 놓여있다"면서 "사우디인 살해와 사라진 보석 건은 아직 미제로 남아있다"고 밝혔습니다.
태국 한 현지 TV는 범인 테차몽의 새로운 불교 법명이 '다이아몬드에 대해 알고 있는 자'라는 의미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