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 주택가
일본 정부가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도입한 3대 동거주택에 대한 보조금 제도가 '호화주택' 논쟁에 휘말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정부가 올해 예산에 150억 엔(약 1천55억 원)을 반영한 이 제도는 조부모와 자녀, 손주까지 3대가 함께 사는 주택을 신축하거나 3대 동거용으로 개조할 경우 보조금을 주는 제도다.
조부모가 함께 살면 손주들을 돌봐줘 맞벌이 부부라도 육아 부담이 줄어 출산장려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여성이 일하기 쉬워져' 아베 정부가 표방하는 '1억 총활약사회' 실현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성은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가 내놓은 통계를 이 제도 도입의 근거로 들고 있다.
1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부부 어느 한쪽의 어머니가 동거할 경우 최종적으로 갖는 아이 수(출생아 수)가 2.09명으로 조부모와 동거하지 않는 경우의 1.84명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3대 동거주택의 기준이 '호화주택'을 우대하는 결과가 된다는 점이다.
정부가 도입한 제도는 부엌과 욕실, 화장실, 현관 등 4가지 중 2가지 이상이 하나 이상이면 3대 동거주택으로 간주하도록 했다.
목조주택을 신축할 경우 최대 30만엔(약 310만 원), 설비를 늘려 3대 동거용으로 개조할 때는 최대 50만 엔(약 520만 원)을 지원한다.
내구성이 뛰어난 주택을 새로 짓거나 개조할 경우 최대 165만 엔(약 1천710만 원)까지 지원하는 현행 제도를 확충한 것이다.
야당인 민주당의 렌호(蓮舫)의원은 지난 2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2가구가 동거할 수 있는 (고가) 주택을 신축하거나 개축할 능력이 있는 부자들을 대상으로 한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의 보조금 제도가 비판을 받는 더 큰 이유는 3대가 동거하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도 없이 보조금을 주기 때문이라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8일 지적했다.
국토교통성은 제도 입안과정에서 주민등록표를 제출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이시이 게이치(石井啓一) 국토교통상은 "어째서 동거하지 않아도 보조를 받을 수 있도록 했느냐"는 야당 의원의 추궁에 "가족구성, 출산예정이나 출산 의사 확인 등은 프라이버시에 관계되기 때문에" 도입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담당자는 "동거에 대해 보조금을 주는 게 아니라 동거할 수 있는 주택에 보조금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동거하지 않아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가족문제에 밝은 오히나다 마사미(大日向雅美) 게이센(惠泉)여학원대학 교수는 아사히 신문에 "체력이나 경제적인 면에서 모든 조부모가 손주들을 돌볼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이와(大和)종합연구소의 이시바사 미쿠(石橋未來) 연구원도 "동거 가족이 서로 돕고 협력하는 게 중요하지만, 출산율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면서 "의료와 간병에 대한 공적지원을 충실히 하는 게 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