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러시아, 저유가발 민생고에 시위 들끓어…"푸틴 재선 불안요소"

루블화 급락에 물가 치솟고 실질임금 급락…"1∼2년내 회복 안되면 문제"


구글 선호 소스에 SBS뉴스 추가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 은행 앞에서 시위 중인 주택담보 대출자(사진=AFP)

러시아가 저유가에 따른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일반 시민들이 민생고를 호소하려 거리로 나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너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경제는 에너지 가격 폭락으로 침체에 빠졌다.

유가 급락에 정부 돈줄은 말라붙었고 루블화 가치는 급락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제재로 은행도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집권 10년간 에너지 호황을 업고 중산층에 진입한 이들의 자산도 빠른 속도로 쪼그라들면서 팍팍해진 생활을 호소하며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가 러시아 곳곳에서 우후죽순처럼 벌어지고 있다.

거리로 나선 이들은 전문직 종사자, 트럭 운전기사, 퇴직자 등 이전에는 모스크바와 같은 도시의 높은 집값을 감당할 수 있었던 이들이다.

그러나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식품, 의류, 가전제품 등 수입 의존도가 큰 생필품 물가가 치솟고 해외여행, 유학 생활도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불만이 커졌다.

광고
광고 영역

경제 침체의 영향을 받은 이들 상당수는 중산층에 진입할 수 있다는 푸틴 대통령의 약속을 믿고 경제적 번영을 위해 그의 철권통치를 묵인하는 '암묵적 거래'를 했다.

따라서 그만큼 이들은 정부가 자신들을 보호하는 데 더 노력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굴나즈 이슬라모바(32) 씨는 2007년만 해도 러시아의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했던 아파트가 이제는 '싱크홀'이 됐다고 한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을 받을 때 1천800달러의 가치가 있었던 그의 월급 4만5천 루블은 이제 615달러 가치밖에 되지 않는다.

그는 처음에는 식단에서 고기를 뺐고 이후 약값을 줄였으며, 이제는 전깃불을 켤 때도 두 차례씩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나탈리야 피니시나(66) 역시 자신과 딸이 내는 부동산 대출 상환금이 루블화 폭락 이후 치솟았다면서 "사람들이 정부와 중앙은행, 심지어는 대통령까지 탓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장거리 트럭 운전기사들은 급등한 도로 통행료 때문에, 퇴직자들은 감소한 연금 혜택 때문에 시위에 나섰으며, 자동차 공장 근로자들은 판매량 급감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정리해고에 항의하고 있다.

산업 전반에 걸쳐 근로자 임금 지급에 차질이 빚어졌고 현금 유동성이 악화했다.

물가는 올랐지만, 실질 소득은 하락하면서 살림살이는 팍팍해졌다.

물론 푸틴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지지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산발적이고 소규모로 이뤄지는 이런 시위들로 러시아에 정치적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도 거의 없다.

그러나 러시아 경제의 돈줄이 계속 말라붙고 있어 이대로 저유가가 지속하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모스크바 소재 컨설팅업체 '신경제성장'(NEG)의 미하일 드미트리예프 국장은 많은 러시아인이 이런 고통을 감내하고 있지만, 향후 1∼2년 내 유가가 회복하지 않으면 2018년 푸틴 대통령의 재선 때 민심이 더욱 들끓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경제적 불만이 대선에서 어떤 식으로 표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