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일종인 콜레스테롤은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과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로 분류됩니다.
LDL은 콜레스테롤을 혈관벽으로 운반해 쌓이게 하기 때문에 '나쁜' 콜레스테롤, HDL은 반대로 혈관 벽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거두어 간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립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의대 대니얼 레이더 박사는 특정 유전자 변이를 지닌 사람은 혈중 HDL수치가 높은데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오히려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 등이 보도했습니다.
혈중 HDL수치가 높은 852명과 낮은 1천156명을 대상으로 지질 조절 유전자들을 분석한 결과 SCARB1 유전자가 변이된 사람은 HDL 수치가 현저히 높으면서도 HDL은 '좋은'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레이더 박사는 밝혔습니다.
약 14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또다른 유전자 분석에서는 이 변이유전자를 지닌 284명이 HDL 혈중수치가 정상범위보다 10~15mg/dl 높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이 변이유전자를 갖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80%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흡연이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위험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연구팀은 이 변이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혈액세포를 역분화시켜 유도만능줄기세포로 환원시킨 다음 이를 다시 간세포로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시험관실험 결과 이 유전자변이를 지닌 간세포는 HDL이 날라온 콜레스테롤을 처리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는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옮기는 HDL을 '쓰레기 트럭'에 비유한다면 이 변이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간은 이 트럭에 실려 온 쓰레기인 콜레스테롤을 처리할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라고 레이더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10여 년 동안 제약회사들이 수 백만 달러를 퍼부어 개발한 HDL수치를 높이는 약들이 막상 심혈관 건강을 보호하는 효과를 뚜렷이 보여주지 못한 이유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