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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취재파일] 게임하는 CEO…전병조 KB증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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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과 조촐하게 저녁식사를 같이 한 적이 있습니다.

술이 서너잔 오가고 한창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무렵, 전 사장이 대뜸 이렇게 물었습니다.

"이 기자, 게임 좋아해요?"

중·고등학생시절부터 오락실을 수시로 다녔던 이력이 있던터라, 반색을 했더니 전 사장은 곧장 휴대폰을 보여주었습니다. 휴대폰에 다운로드 된 게임만 무려 10여가지, 게임이 고작 1개 있던 저와 비교할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개인성향이라 하더라도, 금융사 CEO가 10개 넘는 게임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스쳤습니다.

"사장님, 어느 게임사 IPO(기업공개) 주관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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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을 봐 몇 차례 더 물어봤지만, 전 사장은 은근슬쩍 웃음으로 넘기며 주변에 있던 기자들에게 휴대폰에 있던 게임을 소개하기 바빴습니다. 그러면서도 "IPO를 하려면, 그 회사가 어떤 게임을 만드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라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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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사장은 '발로 뛰는 CEO'로 유명합니다. KB투자증권 사장을 맡은 지 반년 만에 폭발적인 성과를 내놨는데,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규모가 전년 실적과 맞먹을 정도였습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2배를 넘었습니다. 회사채 주관 실적에서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를 따돌리며 업계 선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성과는 전 사장이 뒤에서만 주문하기보다, 앞에서 끌며 독려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입니다. 본인이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한 숙지도 역시 매우 높다는 게 주변의 평가입니다. 지난해 늦가을 만났을 때는 국내에는 아직 선보이지 않은 금융상품을 설명하면서 그 구조와 국내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당시 같이 자리에 동석했던 회사 관계자들보다도 해당 상품에 대해 훨씬 해박한 이해도가 훨씬 높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만큼 리테일 쪽에도 지식이 해박하다는 의미입니다.

사견이지만, 전 사장은 주변의 시샘과 질투, 혹은 선입견을 이겨내기 위해 갖은 애를 썼을거라 여겨집니다. 칭찬에 앞서 우려부터 걷어내기 위해 스스로 채찍질했을 겁니다. 22살에 행정고시에 합격한 전 사장이 가졌던 별명은 '천재소년'이었다고 합니다. 똑똑하긴 하지만, 아직 '어리다'라는 시선이 노골적으로 녹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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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그가 금융투자업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고위공무원까지 지냈던 사람이 시장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겠느냐'라는 의구심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우려는 사라졌고, 지금은 관료 출신 전문가라는 평가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전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수익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작은회사라서 어쩔수 없다는 자괴감 대신 작은 회사니까...더더욱 수익으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는 조직과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게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굳이 기자들 앞에서 게임을 화두로 던진 것도 이런 먹거리에 대한 그의 관심이 밖으로 들어난 단면이라 생각됩니다. 최근 IPO 시장에서 게임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아졌습니다. 대표주자인 넷마블의 경우 상장 후 시가총액만 1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회사의 경우 증권사가 얻을 수 있는 주관 수수료는 수십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KB투자증권이 당장 대형 게임사의 IPO를 주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KB투자증권은 이보다 작은 시장으로 평가받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시장에서는 이미 강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크게 보면 상장 과정에서의 증권사 역할이 비슷한만큼, 앞으로 역량을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판도를 뒤짚을 수 있는 키플레이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미 IPO면에서도 '올엠'이라는 게임사의 상장주관을 맡으며 수익성 제고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괜한 이야기가 아닌 겁니다.

게임에 푹빠진 증권사 사장 전병조. 

다음 번 만날때는 또 어떤 관심사를 꺼낼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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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CNBC 이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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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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