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공중화장실에 갓난아이를 버린 외국인 여성이 딸과 함께 추방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25일 오후 2시.
동남아 출신 여성 K씨(20살)는 생후 25일 된 딸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야외 화장실에 유기했고, 주변 폐쇄회로(CC)TV에는 이 장면이 생생하게 담겼습니다.
작은 담요로 두른 딸을 안은 K씨는 같은 국가 친구인 S(23·여)씨와 함께 화장실로 들어갔다가 잠시 후 밖으로 나와 곧바로 택시를 잡아타고 사라졌습니다.
아기는 3시간여 지난 오후 5시 43분께 주민 A씨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운동하던 A씨가 화장실에서 들려오는 아기 우는 소리를 수상히 여겨 세 번째 용변 칸으로 갔다가 아기를 본 것입니다.
아기는 A씨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구급대원의 도움을 받아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입원한 아기의 건강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와 차 블랙박스 분석 등으로 사건 발생 9일 만인 지난 4일 달성군의 한 원룸에 숨은 K·S씨를 체포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해 6월 여행 비자로 입국하고서 올해 초까지 경남의 한 섬유공장에서 일했습니다.
입국 때 이미 임신 상태였던 K씨는 지난 1월 말 출산했습니다.
K씨와 친구는 지인들이 사는 대구에서 일자리를 얻으려고 지난달 달성군으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이들은 모두 불법체류자로, 취업에 실패하자 육아에 부담을 느껴 아기를 버리기로 했습니다.
K씨는 경찰서에서 아기 안부를 자주 물으며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이가 건강하다"는 말에 다소 안심한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조사에 응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누군가 아기를 잘 키워줬으면 하는 생각에서 사람이 많은 두류공원에 아기를 버렸다"는 진술도 했습니다.
경찰은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K씨를 구속했습니다.
공범 S씨는 출입국관리소로 넘겨져 본국으로 송환됩니다.
우리나라는 출생지와 무관하게 한국인에게만 국적을 부여하기 때문에 K씨도 조만간 딸과 함께 본국으로 추방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