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 5년 만에 난민캠프 한 곳에서 5천 번째 아기가 태어나 난민들의 고단한 삶에 작은 희망을 주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이날 시리아 국경 근처의 요르단 자타리 난민 캠프에서 5천 번째 아기의 탄생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운영하는 캠프 내 병원에서 일주일 전 태어난 리마 살라메흐가 주인공이었다.
4년째 자타리 캠프에서 거주 중인 리마의 어머니 콜로우드 수리만(21)은 21개월 된 큰딸도 이곳에서 낳았다며 "처음보다는 수월하다"고 말했다.
리마의 아버지 무함마드 살라메흐(22)는 자신이 일하는 캠프 내 식당에서 병아리콩으로 만드는 중동 음식인 팔라펠을 가져와 손님들을 대접하며 작은 행복을 만끽했다.
이날 행사에서 유엔인구기금 관계자는 이 병원에서 출산 중 산모가 사망하는 일이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사실을 강조했고, 유엔 상주·인도주의 조정관은 리마의 탄생을 "상서로운 일"이라고 축복했다.
리마의 부모는 도움에 감사하면서 병원 의사의 이름을 따 딸의 이름을 지었다.
살라메흐는 "우리 부부가 겪었던 것보다 훨씬 나은 기회를 딸들이 누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5천 번째 아기의 출생에 대해 WP는 "자타리에서 리마의 존재는 캠프의 시리아 난민들에게도 삶은 계속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3년 이 병원이 문을 열기 전에는 민간단체가 출산시설을 운영했고, 좀 더 나은 의료시설을 필요로 했던 1천 명 이상은 모로코군이 운영하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자타리 캠프에서 태어난 난민 아기는 1만 명에 가까울 것으로 유엔 측은 추산했다.
공교롭게도 아이의 모친인 수리만 본인도 과거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집을 잃은 시리아인들을 위한 캠프에서 태어나고 자란 난민이어서 이들 세 모녀의 사연이 시리아와 중동 현대사의 비극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시리아 남부 국경과 가까운 자타리 캠프는 내전 초기부터 난민들이 몰려들면서 한때 캠프 인구가 10만 명 이상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는 요르단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 인구에 해당한다.
현재 8만 명 정도가 거주하는 자타리 캠프는 꾸준히 확대돼 몇 년 안에 실제 도시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 유엔인구기금이 운영하는 이 병원에서만 하루 평균 10명의 아기가 태어나고 있다.
캠프의 출산율이 요르단 전체 출산율보다 높다.
또 캠프 중심가에는 식당이 즐비하고, 웨딩드레스부터 자전거까지 다양한 물품이 판매되는 등 수천 개의 소규모 자영업이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WP는 전했다.
시리아에서는 2011년 3월 알아사드 가(家)의 부자세습 독재 정치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이를 유혈 진압하면서 내전이 발발했다.
이로 인해 27만∼47만 명이 숨지고, 400∼500만 명이 시리아를 떠나 난민으로 전락한 것으로 추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