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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와 타협한 조항들 제재 '구멍'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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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2일(현지시간) 채택한 이번 대북 제재 결의안은 과거 어떤 대북 제재보다 길고 지난한 산통을 겪고 세상에 나왔다.

제재의 '열쇠'를 쥔 중국은 제재 수위를 놓고 미국과 오랜 힘겨루기를 벌였고 러시아도 막판 채택에 제동을 걸며 요구사항을 관철했다.

북한의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의 요구가 반영된 제재 조항들이 역대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로 평가되는 이번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中, '민생 목적' 광물 수출 예외로

지난 1월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2월 7일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중국은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면서도 '강력한' 제재에는 줄곧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급격한 체제 붕괴를 원치 않는 데다 자칫 제재의 칼날이 곧바로 중국 개인이나 기업을 겨눌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논의 과정에서 거론됐던 조치 가운데 중국의 북한 원유 공급 전면 중단이 초안 단계에서부터 빠진 것도 이러한 중국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중국은 또 석탄, 철광석, 금, 티타늄, 희토류 등 북한의 광물 거래를 제한한다는 제재에서 민생 목적이거나 대량살상무기(WMD)와 무관한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내용을 관철했다.

여러 해석의 여지가 가능한 예외 조항이라는 점에서 향후 적용 과정에서 북한 돈줄 차단에 '구멍'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는 부분이다.

외신들도 이번 제재가 전례 없이 강력한 조치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이러한 부분들이 허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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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사설에서 "돈이라는 것은 대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생계나 인도적 목적으로 한 중국의 석탄 구입이 여전히 북한 정권에 (무기 개발에 쓰일 수 있는) 수천만 달러를 흘려보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토머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2일 WSJ 기고문에서 "이번에는 중국이 본분을 다하려는 조짐이 있다"며 중국의 태도 변화에 힘입어 이번 제재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향후 제재 적용 과정에서 중국의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이 예외조항이 구멍이 될지 아닐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 관계자도 민생 목적의 광물 수출이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어느 정도 강한 의지를 갖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 러시아, 민항기 해외 급유 등 예외

요구 미국과 중국이 진통 끝에 합의안을 도출해 안보리 이사국들이 블루텍스트를 회람한 이후에는 러시아가 또다른 변수로 등장했다.

러시아의 막판 요구로 수정된 결의안 내용 중에는 북한의 나진항을 통해 수출되는 러시아산 광물은 제재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고, 대북 항공유 수출 금지 항목에 '북한 민간 항공기의 해외 급유는 허용한다'는 예외규정을 두는 것 등이 포함됐다.

도항금지·자산동결 등의 제재 대상자 목록에서도 장성철 조선광업개발회사(KOMID) 대표가 삭제됐다.

러시아의 이 같은 요구사항은 큰 진통 없이 결의안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와 미국도 러시아의 요구사항을 분석한 후 이 정도 예외조항으로는 결의안 전체에 흠집이 생기는 것으로 보기 어렵고 인도주의적 측면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의 요구로 수정된 조항들에 대해 "전체 제재에 크게 구멍이 난 것으로는 볼 수 없다는 것이 한·미의 평가"라고 말했다.

가령 민항기 해외 급유의 경우도 모스크바에 온 고려항공이 돌아갈 항공유가 없을 때에 급유를 허용하는 정도로 제한적인 예외 조항이기 때문에 대북 봉쇄의 큰 흐름엔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항공유의 전용 가능성이 없지 않는 등 경우에 따라 구멍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우려는 남아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북한 전문가 로버타 코헨은 AFP통신에 "중국과 러시아는 언제나 그랬듯 제재의 전면 시행을 피하기 위해 구멍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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