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한수진의 SBS 전망대] "중국 경제보복? 과거 마늘전쟁 잊어선 안돼"

* 대담 : 정철진 경제평론가


구글 선호 소스에 SBS뉴스 추가
동영상 표시하기

▷ 한수진/사회자:

올 해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내수와 수출이라는 2개의 축이 모두 무너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특히, 수출은 연초 이후 너무 빨리 나빠지고 있는데요, 이런 와중에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과의 관계가 급랭하고 있는 것도 실은 신경이 쓰이는 부분입니다. 한국경제의 수출 동력, 이제 어디서 탈출구를 찾아야 할까요? 정철진 경제평론가와 함께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정철진 경제평론가: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수출이 좀 많이 심각한 것 같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전망도 있지만, 글쎄요, 지금까지 나온 실적을 보면 많이 걱정이 됩니다.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습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어제 내놓은 '2016년 세계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는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해보다 0.4~0.5%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한국은행도 올해 수출이 0.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고요, 그러나, 지금까지 나온 결과는 좀 암울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월 수출액은 367억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8.5% 줄었고요, 2월도 10일까지 수출액만 보면, 27.1%나 감소한 상태이거든요. 물론 작년 가을부터 세계경기가 급격하게 꺾인 탓도 있지만, 걱정이 되는 게 사실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광고
광고 영역

게다가 전반적인 세계경제가 워낙 안 좋다 보니까, 각국의 수출 경쟁이 아주 치열하다면서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네. 현대경제연구원이 주말에 발표한 ‘한국과 경쟁국간 수출경합도 및 점유율 분석’자료를 보면요, 지난해, 그러니까 2015년 중국, 일본, 미국, 독일 등 우리와 경쟁 관계인 4개국과의 수출 경쟁이 심화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4개국과 한국과의 평균 수출 경합도는 58.8포인트가 나와서 2014년에 비해 1.2포인트 증가했는데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수출경합도가 지난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정확히 잘 이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수출경합도지수라는 지표는 수출 품목의 유사성을 판단하는 지수인데요, 0~100포인트 내의 값을 갖게 되는데, 0일수록 경쟁이 없다는 것이고요, 그러니까 한쪽은 자동차만 수출하고 한 국가는 바나나만 수출하고 그런 관계인 것이죠. 반면, 100포인트에 가까울수록 수출 품목이 겹칠 정도로 경쟁이 심화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우리가 중국, 일본 미국 독일과 수출경합도가 지난해 최고 수준이 됐다는 건 전반적인 세계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각국의 기술력 격차도 줄고 있다, 이런 뜻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전 좀 걸리는 게 수출경합도 조사할 때 보통 우리와 일본 독일이 가장 많이 언급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젠 미국과 중국도 거의 한꺼번에 묶네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습니다. 청취자 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우리의 수출 경쟁국은 항상 일본입니다. 이번 조사에도 지난해 한국과 가장 치열하게 경쟁한 나라는 일본이었거든요. 그런데, 좀 특이했던 점이 있었는데, 바로 중국 시장에서의 모습입니다. 중국 시장에서 미국 제품의 점유율이 2014년 7.8%에서 지난해 8.9%로 급격히 늘었거든요. 물론 중국 내 점유율 1위는 한국(10.9%)이긴 하지만 미국이 너무 치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게요. 쉽게 말해 중국에서 메이드 인 USA가 더 많이 팔리고 있다는 거잖아요. 미국은 수입만 하는 국가인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 정철진 경제평론가:

네. 중국시장에서 고부가가치 품목을 중심으로 미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인데요, 그런데 바로 여기서 느껴야 할 점이 있는 게 중국에서 우리가 잘하는 건 이제 중국도 잘한다는 겁니다. 즉, ‘메이드 인 코리아’는 ‘메이드 인 차이나’로 대체될 수 있지만 ‘메이드 인 USA’는 주로 고부가 가치 제품들인데 이건 대체가 안 된다는 거죠. 따라서 우리가 기술의 차별성을 키우지 못하면, 중국 수출은 더 악화될 것이고, 이건 한국 전체 수출 경쟁력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실은 오늘 좀 논의해볼 대목도 바로 이건데요, 말씀하신 데로 최근 모양새가 웬만한 산업분야는 중국 기술력이 치고 올라왔고, 아주 고부가가치 쪽은 미국이나 독일이 워낙 앞서가고 있고,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지금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잖아요. 이러다가 행여나 경제 보복 같은...

▶ 정철진 경제평론가:

네. 실은 이 부분에 대한 걱정이 지난주부터 좀 커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사드 배치 등으로 중국과의 관계악화, 이것이 경제보복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리포트가 꽤 나오고 있습니다. 내용들을 보면, 국내 화장품, 유아용품, 여행·레저 등 소비 주부터 전기차 관련주에 이르기까지 중국 시장에서 성장하는 한국 기업이 중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무역보복 조치에 걱정이 있고요, 다른 한 축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중국계 자금이 빠져나간다는 측면입니다. 물론 중국계 자금 이탈은 지금 중국도 외환시장 방어가 중요한 터라 빼나가는 것을 수도 있지만, 채권시장 경우 1월 말 기준 중국계 자금이 전체 외국인 보유액 중 17.3%에 달하거든요. 중국이 한국시장에서 등을 돌릴 경우 타격이 클 가능성은 있습니다.

광고
광고 영역

▷ 한수진/사회자:

저도 이야기를 좀 들었는데요, 가령 중국이 한국을 관광 금지국으로 지정하면, 우린 끝이다, 이런 말들인데, 그런데 이런 보복 정책이 가능은 한 겁니까?

▶ 정철진 경제평론가:

일단 과거 사례를 보면 2000년 마늘 전쟁이 있었는데요, 우리가 중국산 마늘 관세율을 10배로 올리자, 중국은 한국산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우리가 패배한 그런 사례인데, 최근엔, 2010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양순시선이 충돌하자 중국은 중국인의 일본 관광 금지와 희토류 수출 중단이라는 강력한 경제 보복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패배했고요, 물론 중국이 우리에게 보복한다면 이런 형태는 아닐 겁니다. 중국은 지금 패권을 노리고 있고, 게다가 한국과 중국은 한중 FTA를 체결하고 발효된 상태 아닙니까. 하지만 다른 쪽으로 괴롭힐 여지는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가령,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중국인의 한국 관광 금지, 이게 현실성이 있습니까?

▶ 정철진 경제평론가:

가능성이 높은 게 간접적으로 터치하는, 비관세 장벽입니다. 비관세 장벽은 크게 3가지 채널인데요, 통관·위생·안전 입니다. 이걸로 걸면 어디에도 걸 수가 있는데요, 위생검역을 강화한다거나, 안전 이유로 발목을 잡으면 할 말이 없거든요, 통관이라는 건 그야말로 통관이니까, 뭐라고 우리가 토를 달수도 없고요.

현재 대중 수출 의존도를 보면 우리 수출액의 25%가 중국 대상이고요, 홍콩 등 중화권 합치면 30%가 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많은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겁니다. 물론 이런 상황까지 오면 안 되겠지만, 우리도 최악의 경우는 감안하고 있어야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끝으로요, 짧게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있잖아요. 이건 수출 가격경쟁력 향상에 좀 긍정적 아닙니까?

▶ 정철진 경제평론가:

먼저 확인할 건 원화약세 구간에 지금 국내 시장에서 외국계 투자금이 이탈하는 지를 봐야 합니다. 만약 환율이 오르는데, 국내 증시와 채권시장에서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수를 한다면 이건 호재입니다. 반면, 원화가 약세가 되면서 외국인들도 팔아 치우면 이건 우려이고요.

그리고 정말 중요한 건요, 앞서도 봤지만 이제 중국이 거의 웬만한 분야 다 치고 왔습니다. 이제는 원화약세 이런 거 말고, 비(非)가격경쟁력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로 가야 합니다. 이걸 더 빨리 했어야 했는데, 우리 예상보다 더 빨리 중국이 따라 붙은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잘 들었습니다. 정철진 경제평론가였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