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이상화 선수가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5백 m 전에서 정상의 자리를 다시 차지했죠.
반면, 최대 라이벌로 관심을 모았던 중국의 장훙 선수는 동메달에 그쳤는데요, 의기소침해 있기보다는 자신이 딴 동메달 사진을 SNS에 올리고는 이것도 하나의 수확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어쩌면 그녀는 진작부터 자신의 패배를 예견했는지도 모릅니다. 권종오 기자가 취재파일에 담았습니다.
이상화 선수와의 대결이 있기 정확히 일주일 전, 장훙 선수는 자신의 SNS에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최근 너무 나태했다. 매일 시간만 나면 놀거나 인터넷을 하고 TV만 봤다. 내가 내 자신을 벌줘야 할 정도다. 남들은 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나는 뭘 하고 있는 건가."라고 말이죠.
2년 전 월드컵 랭킹 포인트에서 이상화를 제치고 1위에 오른 이후로 긴장감이 떨어지긴 했었나 봅니다. 일정상으로도 누적된 훈련과 출전에 지칠 법도 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전국체전이 올림픽 다음으로 중요한지라 대회 9일 전 무리하게 동계 체전에 참여했고, 끝나자마자 노르웨이로 이동해 월드컵 5차 대회에 나선 뒤 거기서 곧바로 이상화 선수가 기다리고 있는 러시아로 이동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각 종목의 1인자를 뽑는 종목별 세계선수권에서 이상화에게 큰 격차로 한마디로 완패를 당했는데요, 그럼에도 장훙 선수가 중국에서 '빙속 여신'으로 불리며 높은 인기를 누리는 이유가 아마도 실력과 외모 말고도 성적에만 집착하지 않고 인생을 즐기는 낙천적인 태도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특유의 호방한 기질로 소문난 북방 하얼빈 출신이라 그런 걸까요? 그녀는 올 시즌 월드컵을 위해 미국과 캐나다, 네덜란드 등지를 돌면서 가는 곳마다 현지 관광지를 들러 기념 촬영을 했고 그 사진을 감상과 함께 어김없이 SNS에 띄웠습니다.
이상화와의 숙명의 일전을 앞두고도 눈 덮인 산을 배경으로 스케이팅 포즈를 취했고, 이상화에 패배한 다음 날에도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내년 밸렌타인데이까지는 독신에서 탈피하겠다는 선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장훙 선수는 다음 주말 스프린트 세계선수권을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데요, 이번에도 서울의 주요 명소들을 찾아다니며 노는 것은 내가 챔피언임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 [취재파일] 이상화에 진 장훙 "너무 놀았다" 자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