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하려면 등록증이 필요한데 빌리시죠" 종합건설업등록증을 빌려 '무면허 공사'를 해온 건축업자가 인천에서 무더기로 입건됐지만 인허가나 시공 과정에서 불법 공사를 적발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200명 넘는 사상자를 낸 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고도 등록증을 빌린 무자격 건축업자의 부실 공사가 원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건축현장에 대한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
건설산업기본법 41조에 따르면 연면적이 661㎡ 이상인 주거용 건축물, 661㎡ 이하 건축물 가운데 건축법에 따른 공동주택, 연면적이 495㎡ 이상인 주거용 외 건축물 등은 건설업 등록증을 갖춘 건설업자가 시공해야 한다.
쉽게 말해 한 가구 이상이 사는 다중주택을 지으려면 종합건설업등록증이 필요하다.
대다수 건물을 건축하려면 건설업등록증이 필요하지만 허가 절차는 까다롭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종합건설업 허가를 받으려면 최소 5억원의 자본금·기술력·사무실을 갖추고 시와 건설협회의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종합건설업은 건축공사·토목·조경공사·산업환경설비·토목건축공사업 등 5가지 종류다.
시가 건축업자의 허가 서류를 받아 건설협회에 보내면 협회가 '적합'이나 '부적합' 판정을 하고 직접 사무실에 나가 각종 설비를 확인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상황이 이렇자 무자격 건축업자들은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등록증을 빌려 건물을 짓는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
경찰에 적발된 무면허 건축업자들은 "종합건설업체로 등록하려면 절차와 요건이 까다로워 등록증을 빌려서 공사하는 것이 관례"라고 진술했다.
각 기초지방자치단체는 착공 신고 과정에서 건축업자들이 내는 허가 서류의 진위를 가려내기도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착공 신고 단계에서 현장을 실사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고 현장을 직접 나가더라도 건설업등록증이 대여한 것인지를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무자격 건축업자 240명이 낸 허가 서류를 모두 대조해 한 건설사에서 종합건설업등록증 명의를 빌려 준 사실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자체는 수사 권한이 없어 등록증 불법 대여를 파악하기가 어렵다"며 "업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직원이 시에 민원을 제기하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지난해 7월∼11월 부평구에 종합건설사를 차린 뒤 수도권 일대 건설현장 534곳의 건축주에게 착공 허가에 필요한 종합건설업등록증 서류를 빌려주고 20억원을 챙긴 혐의(건설산업기본법위반)로 건설사 대표 A(48)씨를 구속했다.
A씨에게서 등록증을 빌려 공사한 B(48)씨 등 무자격 건축업자 240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로부터 무허가 건축 중인 사실을 통보받은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미 준공된 현장을 안전 진단하고 공사가 진행 중인 곳에는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