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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북한에 뺨 맞고 왜 중국에 화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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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둘러싸고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의 전승절 행사 이후 돈독해진 한국과 중국의 관계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 파열음이 들리고 있습니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을 비롯해, 국제문제 전문가, 북한 핵 전문가들은 일제히 중국의 입장을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표명하며 적극적으로 반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국 최고위 관리부터 일반 네티즌까지 그들의 생각은 대체로 이러합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바람직하지 않은 ‘불장난’인 것은 맞지만 그것이 중국의 책임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에 소극적이라는 국제 사회의 비판도 수용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게 뺨 맞고 왜 중국에게 화풀이를 하느냐고 반문하고 있는 셈입니다. 중국 측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중국의 기본 원칙은 줄기차게 밝혀 왔다. 한반도 비핵화, 전쟁 반대, 그리고 중국의 안전 추구이다. 북한에 대한 제재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폐쇄 국가이고 고립 경제이기 때문에 자금줄을 죈다 해도 큰 효과가 없다. 또 북한을 너무 궁지에 몰 경우 그들의 성격상 전쟁 등 어떤 극단적인 행동을 할 지 모른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중국이 1950년처럼 북한을 지원해 미국과 싸울 것인가? 매우 어려운 문제임에 틀림없다. 중국과 북한이 특수 관계인 것은 맞지만 북한은 엄연한 자주 국가이기 때문에 중국의 영향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중국 외교의 기본 원칙은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과 한국은 중국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현재 중국이 할 수 있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양측의 중재자 역할, 즉 ‘셔틀 외교’를 수행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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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최근 정서를 간단히 말하면 미국은 밉고 이에 동조하는 한국은 섭섭하다는 것입니다. 북한 핵문제로 인한 한반도의 불안을 핑계로 미국이 ‘한미일’ 3국을 결속시켜 동아시아에서 세력우위를 점하겠다는 음모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시각입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DD·사드)체계 도입과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점을 이런 계획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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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단연 사드 체계 도입니다. 홍콩의 신문인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중국과 러시아는 한국 내 사드 배치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MD)의 확대임에 분명하기 때문에 동북아 정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또 “사드의 레이더 탐지 거리가 4,000km이기 때문에 만약 한국에 배치되면 중국이 설정한 동해 방공식별구역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사드가 배치되면 이후 일본의 미사일 방어 체계와 연계해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이어진다. ‘작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위상이 약화되면서 완전히 미국의 앞마당이 된다. 그래서 중국은 사력을 다해 막으려 할 것이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에 대해서도 곱지 않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인 뤼차오는 13일 <환구시보>와 인터뷰에서 “설사 사드를 배치한다고 해도 겁먹을 북한이 아니다.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데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중국의 좋은 친구라고 말해 왔는데 사드 배치는 함께 밥을 먹으면서 식탁 아래에 기관총을 숨겨 두는 격이다. 한국이 기관총은 내 것이 아니라고 한들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한중 관계가 지난 1992년 국교 수립이후 눈부시게 발전해왔지만 최근 동북아 긴장 상황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며 상호 신뢰와 소통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럼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며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유를 중국은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요? 중국 내 북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북한 김정은의 최대 목표는 정권 유지이다. 군을 우선시하는 ‘선군정치’라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정권 유지는 근본적으로 군사력을 통해 이뤄진다. 남북 긴장 상태를 촉발해 북한 인민의 충성심을 유도하려는 측면도 있다.

이런 점에서 김정은은 핵실험만큼 상징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앞으로 ‘조미 국교 정상화' 등 획기적인 의제를 놓고 미국과 1대1로 담판으로 하려면 강력한 카드를 쥐고 있어야 하는데 가장 확실한 카드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선택한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사이를 벌리는 효과도 노렸을 것이다. 군사 긴장이 고조되면 미국은 사드 배치를 요구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한국과 중국은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서로 난처한 입장에 빠지게 된다.

또 북한 정권이 원하는 것은 1980년 냉전 시절로 회귀하는 것이다. 북한, 중국, 러시아 3국이 한 블록을 형성하고 한국, 미국, 일본 3국이 이에 대항하는 다른 블록을 이루는 냉전 체제로 가야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본다.”

최근 국내 보도에 따르면 우리 정부와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역할에 더 이상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모습니다. 일촉즉발의 안보 위기만 고려하면 한미 동맹 강화와 사드 체계 배치가 불가피하지만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매우 큰 상황에서 중국의 반발을 완전히 무시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외교에는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습니다.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 사이에서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묘안이 무엇인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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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오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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