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법원에 직접 출석해 자신의 정신 건강 상태에 대해 진술했지만 오히려 논란은 증폭되고 있습니다.
재판이 비공개로 진행된 가운데 "판단 능력이 50대 때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는 신 총괄회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결국 성년후견 개시는 신 총괄회장의 사리분별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행 민법은 '질병, 장애, 노령, 그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을 성년후견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여기서 정신적 제약이란 치매, 발달장애, 정신분열, 지능장애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가족의 이름이나 거처를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든지, 통상적인 사회활동이나 경제활동을 혼자서 전혀 할 수 없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문제는 신 총괄회장이 만 94세의 고령이어서 귀가 어두워지고 말이 느려지는 등 자연적인 노화의 징후와, 단순한 노화의 수준을 넘어선 정신적 제약을 어떻게 구분하느냐입니다.
가정법원 관계자는 "자연적인 노령 증상이라 하더라도 그 상태로는 의사결정 능력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면 성년후견이 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첫 심리에서 판사의 심문에 대한 신 총괄회장의 답변 내용을 두고도 '문제가 없다'는 쪽과 '사리분별능력이 없다'는 쪽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정신감정 절차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누가,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가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법원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비롯한 후견인 대상자 등으로부터 의견을 받아 다음 달 9일 정신감정 방법과 시기, 기관 등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법원은 이후 감정 결과가 나오면 본인 심문 내용, 가족 진술 등을 반영해 성년후견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성년후견 개시가 결정되면 누가 성년후견인이 될지도 법원이 선임하게 됩니다.
양쪽의 이해관계가 치열하게 대립하는 상황이어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장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