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O 취재파일
▷ <최서우 / 진행자>
자, 이번엔 또 다른 원숭이띠 CEO죠.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 이야기를 들어보죠. 정 부회장은 소통하는 CEO로도 유명합니다. 정 부회장이 인문학 강연이나 SNS 활동 등 특히 젊은 층과의 소통 노력에 주력하는 이유가 따로 있을 것 같은데요?
▶ <이한라 / 기자>
네, 현재 정용진 부회장의 개인 SNS 팔로워 수는 7만 명을 훌쩍 넘습니다. 재벌 3세답지 않은 친근한 이미지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데요. 정 부회장이 올린 사진이나 글들을 보면 요즘 일반 네티즌들이 사용하는 인터넷 용어나 이모티콘을 사용하는데도 거침이 없습니다. 때문에 정 부회장의 SNS 사진이나 글은 그 어떤 매체나 마케팅보다 큰 파급력을 가지는데요. 최근에 정 부회장이 반포 킴스클럽을 방문해 '염탐중 ㅎㅎㅎ'이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어요. 얼마 안돼서 바로 기사가 떴거든요. '신세계그룹, 킴스클럽 인수나서나' 이렇게요.
▷ <최서우 / 진행자>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신세계가 킴스클럽을 진짜 인수하는 겁니까?
▶ <이한라 / 기자>
네, 시장에서는 신세계가 지난 2011년이죠, 기업형 슈퍼마켓인 킴스클럽 마트를 2300억원에 인수해서 현재 이마트 에브리데이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마트가 영업규제 등으로 상황이 그리 좋지 못하거든요.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는 최근의 정 부회장 행보를 감안했을 때 규모 확대 측면에서 유통점 내 식품관인 킴스클럽 인수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입니다. 신세계 측은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경영전략 수립 차원에서 그냥 방문해 본거다, 일종의 해프닝이다, 아직 그룹차원에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정 부회장이 한동안 SNS 활동을 접었다가 최근 다시 재개했잖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 <이한라 / 기자>
네, 이마트 ‘피코크’ 때문인데요. 정 부회장은 지난해 자체 식품 브랜드인 '피코크'를 이마트의 주력 콘텐츠로 키우기 위해서 다방면으로 힘을 실었습니다. 이마트 성수동 본사에 피코크 제품을 개발하는 연구소가 있는데요. 일주일에 두 번씩 품평회가 열리는데 정 부회장이 이곳에 직접 방문해서 제품 개발 등에 참여하고 있고요, 본인 SNS의 많은 비중을 피코크의 글과 사진, 시식평 등을 남기는 것에 집중하는 것을 봐서 제품 개발부터 홍보까지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정 부회장이 유독 이마트 자체 식품 브랜드인 피코크에 애정을 쏟는, 신경을 많이 쓰는 이유가 뭘까요?
▶ <이한라 / 기자>
아시겠지만 지금 유통업계 상황이 그리 좋지가 못합니다. 지난 목요일 발표된 신세계 실적을 보면요, 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무려 13.6%나 감소했습니다. 신세계 그룹 내 이마트는 기존의 캐시카우 역할을 충실히 해왔는데 의무휴업과 출점 규제 등에 가로 막혀 성장 정체를 보이고 있는 것이죠. 앞서 킴스클럽 인수설이 크게 부각이 된 것도 최근의 이마트 성장 둔화 흐름과 무관치 않습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 부회장이 내건 키워드가 바로 '피코크'를 비롯한 이마트 자체 브랜드, PL 또는 PB라고 하죠. 복잡한 유통과정을 단순화시켜서 마케팅이나 유통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정 부회장은 피코크를 비롯해 2023년까지 신세계푸드에 5조원을 투자하는 등 식품 확대에 꾸준히 공을 들일 것으로 보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성장정체에 다다른 대형마트 사업을 돌파하려 묘안을 내놓겠다, 이런 시도로 보이는데 정 부회장이 이토록 이마트에 공을 들이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이한라 / 기자>
네, 최근 정 부회장이 이마트를 전적으로 맡게 된 것도 큰 요인으로 꼽힙니다. 신세계 그룹은 지난해 정기인사를 통해 이마트와 백화점 사업의 수장을 명확하게 정리했습니다. 동생인 정유경 사장에게 기존에 없던 총괄사장직을 만들어서 백화점과 5월에 새롭게 오픈할 면세점을 일임하게 했고요. 정 부회장은 기존에 맡았던 이마트를 비롯해 호텔, 푸드, 위드미, 스타벅스 등 16개 계열사가 속해있는 이마트 라인의 계열사 사업을 전적으로 맡게 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두 남매의 역할분담, 책임론을 좀 더 명확히 했다로 이해가 되는데요. 어머니인 이명희 회장의 후계구도 정리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던데요.
▶ <신욱 / 기자>
네, 그런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사업군을 나눠서 오너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 나아가서는 각자 맡은 사업에 대한 경영 성과를 냉철하게 평가해서 후계구도를 정비하겠다, 이런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어떤 의미에서든 정 부회장은 올해 어느정도의 사업 성과를 내야할 상황에 처해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자, 여러가지 의미에서 정 부회장, 올해 성과를 내야한다는 부담감이 클 것 같습니다. 올해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이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만나 들어봤죠?
▶ <이한라 / 기자>
네, 이달 초 여러 CEO들이 참석했던 신년 하례식장에서 정용진 부회장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정용진 / 신세계 부회장 : 저희가 올해 큰 프로젝트들이 많습니다. 큰 프로젝트들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저희가 경영상 모든 것을 다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고객들이 호응해 주시면 큰 프로젝트 성공적으로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정 부회장이 말하는 올해의 큰 프로젝트, 구체적으로 어떤 겁니까?
▶ <이한라 / 기자>
크게 2가지로 꼽을 수 있겠는데요. 첫째는 신규 출점을 통한 수익성 제고, 둘째는 온라인 채널의 강화입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총 1만 4000여명을 채용하고, 4조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온라인 유통업과 편의점, 면세점 등에 약 2조 1000억원을 투자하고요. 신세계백화점 신축과 증축에 1조원, 하남 유니온스퀘어에 1조원 가량을 투자합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기존 지점에 대한 증축과 신규 출점, 올해 투자금액의 절반인 2조원 가량을 쏟아 붓는군요?
▶ <이한라 / 기자>
네, 이번 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증축을 완료하고 리뉴얼 오픈하는데요. 지금 1조 3000억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신세계 최상위 점포거든요. 전체 백화점 중에서도 2번째로 높고요. 현재 2018년까지 매출 2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데요. 현재 1위 점포가 소공동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으로, 매출이 1조 7000억원 정도거든요. 신세계 강남점이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약 50% 성장해야하고 1위인 롯데를 최종적으로 제치겠다는 포부를 가진 것이죠. 이 외에도 올해 3월 부산 센텀시티점 B관이 오픈하고, 8월에 하남점, 12월에 대구에서 복합몰이 문을 열게 됩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곳곳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는데 투자라고 한다면 재원 조달이 가장 큰 문제 아니겠습니까. 조달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 <이한라 / 기자>
신세계 측은 충분한 자금 여력이 있다는 입장인데요. 일부에서는 과도한 투자가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습니다. 신세계는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형할인 공세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4.1% 감소한 26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백화점과 앞서 말한 이마트, 핵심 오프라인 사업 두 곳이 다 마이너스 경영인 상황이죠. 여기에 지난해 홈쇼핑 진출을 위해 티커머스를 인수했지만 아직 가시화된 단계가 아니고, 지난 2013년 인수한 편의점 위드미도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정리해보니 주력 사업에서는 예전만큼 돈을 제대로 벌지 못하고 있고, 새롭게 진출한 사업에서도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나와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신규출점을 계획하고 있으니까 신규 출점이 정 부회장에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두 번째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온라인 사업이라고 하셨죠?
▶ <신욱 / 기자>
네, 전반적으로 오프라인 사업이 부침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 부회장은 새로운 승부처로 온라인을 선택했습니다. 최근 '쓱' 광고 보셨습니까?
▷ <최서우 / 진행자>
네, SSG 말씀하시는거죠?
▶ <신욱 / 기자>
네, 사실 SSG.COM이 나온 지가 꽤 됐어요. 통합온라인쇼핑몰로 2014년에 오픈했는데, 실패설이 돌 만큼 반응이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유튜브 광고 조회 건수가 1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광고에 대한 반응은 꽤 좋은 것 같은데, 광고에 대한 반응이 실제 매출 등에도 영향을 미쳤나요?
▶ <이한라 / 기자>
네, 신세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부터 16일간 SSG닷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 늘었습니다. SSG닷컴과 연동돼 있는 신세계몰과 이마트몰 매출도 각각 약 20% 가까이 매출이 늘었습니다. 온라인 사업 부문의 강화, 정 부회장의 각별한 주문에서 비롯됐습니다. 최근 정 부회장은 임원회의에서 온라인 사업은 전사적으로 추진해야 할 핵심과제라며 이마트의 온라인화를 각 임원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졌습니다. 다음달 완공될 김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에 15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온라인 사업에도 주력하겠다는 구상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최근 롯데와 현대도 온라인 시장에 뛰어든 걸로 아는데, 올해 빅3 유통업체들의 온라인 전쟁, 승자가 누가 될지 기대가 됩니다. 자, 마지막으로 이명희 회장의 차명 주식 건 짚고 가죠. 지난해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이명희 신세계 그룹 회장이 8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차명으로 관리한 사실이 드러났죠.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 <이한라 / 기자>
네, 신세계 측이 그 부분을 인정을 했고, 설명에 따르면 경영권 방어 차원의 명의 신탁 주식 중 일부라 설명했고요 정정 공시를 내고 실명 전환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 국세청이 700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일단락이 됐고, 그와 별개로 금융감독원이 공시의무 위반 등을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르면 올해 3월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요. 공시 의무를 위반한 법인은 주의, 경고 또는 과징금 부과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는데, 이번 건은 차명주식이 전체의 1% 미만이라 주의, 경고 등의 조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많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정용진 부회장, 온라인 사업과 오프라인 사업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없지는 않습니다. 기존에 대형 유통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온라인 사업에 노크를 해왔지만, 온라인과 모바일 전문 업체들의 벽을 뛰어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에게 온라인 시장은 사실 마지막 기회의 땅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올해 과연 정용진 부회장이 두마리 토끼를 잡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CEO 취재파일, 매주 수요일 저녁 8시에 방송됩니다)
(SBSCNBC 이한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