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용인 소재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 방문객이 영상을 관람중이다
빔프로젝터 스크린 화면 속 하늘색 와이셔츠와 검은색 바지 차림의 한 남성이 줄로 길게 붙잡아맨 5∼10인치 화면의 소형 텔레비전을 실내 스튜디오 안에서 이리저리 끌고 다닌다.
이내 그는 속이 빈 텔레비전 프레임 안에 자신의 머리를 집어넣고 몸을 완전히 숙이고서 머리를 바닥에 대고 기어다니기 시작한다.
그러고 나서 머리에 썼던 텔레비전을 바닥에 집어던지고, 스튜디오 중앙에 놓인 32인치 텔레비전을 망치로 마구 부순다.
화면 속 남성은 박승원 작가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 추모 10주기를 맞아 백남준의 '피아노포르테를 위한 연습곡(1960)'과 '바이올린 솔로를 위한 하나(1962)'를 본인의 언어로 풀어내는 중이다.
박 작가는 바이올린 대신 소형 텔레비전을, 머리에 먹을 묻혀 그림을 그리는 대신 텔레비전 안에 본인의 머리를 집어넣는 등 오마주 형식으로 'Dear Mr.Paik'을 라이브로 선보였다.
백남준아트센터는 29일 오후 경기 용인 소재 백남준아트센터 로비에서 백남준 10주기 추모행사 '유토피안 레이저 TV 스테이션'을 열었다.
이날 추모식은 박승원 작가의 경기도 고양시 스튜디오와 고인의 유해 일부가 안치돼 추모재가 열린 서울 봉은사를 동시에 연결,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영상 추모식이 열린 백남준아트센터에는 시민 20여명이 참석해 박 작가의 추모공연과 봉은사 추모재를 빔프로젝터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관람했다.
행사는 유튜브(YouTube)에서 생중계됐다.
백남준아트센터 관계자는 "백남준은 레이저의 고주파를 이용해 수천 개의 크고 작은 TV방송국이 생겨나길 희망했다"며 "인터넷 연결을 통해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는 등의 백남준식 미디어 활용법으로 그를 추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백남준 추모 10주기 행사는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이 기간 전형산, 최준용 등 작가들이 참여하는 사운드 퍼포먼스가 열리며, 백남준의 마지막 비디오 작업인 '호랑이는 살아있다'가 상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