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6%였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26일 우리나라의 연간 GDP 성장률을 3년래 가장 낮은 2.6%로 발표했다.
이날 경제계와 언론은 장기적인 저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로 술렁였다.
1인당 GDP 3만 달러 시대는 더욱 멀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대체 GDP는 무엇이기에 작은 움직임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또 GDP가 높은 나라는 무조건 '좋은' 국가일까? 지역통합과 거버넌스 연구의 석학인 로렌조 피오라몬티가 쓴 'GDP의 정치학'은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절대숫자' GDP를 낱낱이 해부한다.
GDP가 무엇을 측정하고 무엇을 측정하지 않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따지면서 GDP가 오늘날 경제를 지배할 수 있게 된 정치적 과정을 드러낸다.
"GDP가 현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숫자' 이자 매우 강력한 정치 도구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난 세기를 지나오면서 GDP는 자본주의 나라들뿐 아니라 사회주의 사회들도 지배했다."(본문 19∼20쪽) 다양한 경제적 수치를 아우르는 GDP는 중립성이라는 외양을 띠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GDP가 실은 그 무엇보다도 정치적인 숫자라고 지적한다.
예컨대 GDP는 평등이나 사회정의, 환경정의는 고려하지 않는다.
"GDP는 사회적 복잡성을 건조한 숫자들로 양식화했고, 이를 통해 인간적·사회적·생태적인 관심들을 희생하며 시장 사회를 양성했다. GDP는 물질적 부의 시대를 열었지만(최소한 산업화된 사회의 일부에는 말이다), 그동안 불평등이 양산됐고 자연 자원이 고갈됐으며 사회적 고통은 가중됐다."(본문 24쪽) 저자는 이제 더 이상 GDP에 목매달지 말라고 말한다.
그리고 GDP가 GNP(국민총생산)의 자리를 넘겨받았듯 이제 GDP의 대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역설한다.
후마니타스.
240쪽.
1만5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