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2일) 강원도 정선 알파인 경기장이 개장식을 갖습니다. 이곳에서 내후년 평창올림픽 스키 활강과 슈퍼 대 회전 종목이 열리고, 다음 달엔 그 첫 번째 테스트 이벤트로 스키 월드컵이 개최될 텐데요, 조직위는 그야말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준비 부족으로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극적으로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뀌었을까요? 권종오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정선 알파인 경기장은 우리나라가 평창올림픽을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을지를 가리는 시금석으로 평가돼 왔습니다.
하지만 환경 훼손 논란으로 착공 자체가 너무 늦었고, 법정 소송과 행정 절차에 묶여 공사 진척이 지지부진했습니다.
그러다 진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가리왕산 부지가 연약 지반이어서 곤돌라 타워 설치가 어렵단 점이 뒤늦게 확인되면서부터였습니다.
할 수 없이 부랴부랴 지난해 10월 초부터 돈도 시간도 더 써가며 휴일도 밤낮도 없이 보강공사에 돌입했는데요, 국내외 언론에서는 이미 월드컵 무산과 국제적 망신에 대한 우려가 나왔고, 여기에 무려 22일 동안이나 비가 오는가 하면 이상하리만치 포근한 날씨가 계속돼 인공 눈을 만드는 작업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곤돌라 제조사인 도펠마이어사가 건설 중인 타워 프레임의 일부 결함을 지적하면서 조직위는 정말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재시공이란 곧 스키 월드컵이 물 건너감을 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늘이 도왔던지 새롭게 부임해 실무를 총 책임지게 된 여형구 사무총장이 공학도 출신이었습니다.
11월 초 선임됐을 때만 해도 스포츠의 문외한이라며 낙하산 인사 얘기도 돌았었지만, 건축과를 졸업하고 공학 박사 학위까지 딴 기술 관료로 철도와 항공 등 교통 분야 전문가인 덕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점을 빨리 파악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지식을 살려 도펠마이어사를 설득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는 과거 유사 사례를 최대한 동원해 새로운 공법으로 시공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고 천신만고 끝에 최대 난관을 해결했습니다. 때마침 수은주도 내려가 국제스키연맹의 요구대로 슬로프에 눈도 순조롭게 쌓을 수 있었습니다.
우여곡절을 가까스로 넘긴 건데요,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애초부터 4년이란 시간적 여유가 있었고 이렇게 초치기를 할 필요가 없었단 점입니다.
앞으로 대회 개막까지 남은 2년 동안 이번 일을 반드시 반면교사로 삼아 모든 걸 미리미리 계획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