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요즘 주위에서 “그 어느 해보다 이렇게 1월이 길게 느껴졌던 적이 없다” 이런 말을 많이 하십니다. 실제로 아직 2016년의 채 1월도 가지 않았는데 1분기는 지나간 것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짧은 시간에 세계 경제엔 대규모 악재들이 전방위적으로 터지고 있는데요, 더 큰 문제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데 있습니다. 정철진 경제칼럼니스트와 함께 이 악재들에 대해서 하나씩 점검해보겠습니다. 정철진 평론가!
▶ 정철진 경제평론가: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정신을 못 차리겠다는 말들을 많이 하세요. “몰아친다”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인데요, 지금 보면 작년 말부터 우리가 다뤘던 문제들이 모두 다 최악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맞습니다. 국제유가 문제, 배럴당 30달러가 깨지나 마나 했었는데 30달러, 29, 28, 27달러가 그대로 붕괴돼 버렸고요, 중국경제의 경착륙 문제도 결국 경제성장률 6.9%라는 발표와 함께 바오치(7%는 무조건 보장) 시대의 종언을 선언해버렸습니다. 일각에건 다시는 중국이 이 7%라는 숫자를 못 볼 거라는 말도 나옵니다. 결코 만만치 않은 문제거든요. 23년 만에 겪어보는 충격이니까 말이죠. 미국 금리인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미 연준은 어쨌든 작년 12월에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전격 금리인상에 나섰는데, 올 초 발표된 물가지표, 부동산 지표 등을 보면 이건 아니거든요. 경제회복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상태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게요. 결국 이렇게 되니까, 경제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주식시장이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 같은데요. 너무 과도한 공포라는 지적도 있어요, 어떻게 보세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기본적으로 수급이 굉장히 안 좋습니다. 국제유가가 저렇게 무너져 버리니까 지금 중동계자금은 무조건 유동성 회수 정책을 펴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상황을 아니까, 투기세력들은 지금 파생시장에서 유가하락에 대거 배팅을 하면서 유가를 더 끌어내리고요. 하지만요, 지금 공포스러운 주가 급락이 과도하냐? 이건 또 아닌 것 같습니다. 가령 한국경제 경우 지난해 포스코가 47년 만에 처음으로 천억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습니까. imf때도 7000억 원대 흑자를 냈던 기업인데 말입니다. 즉, 이미 조선, 해운, 철강 등 실물 섹터에는 전염이 된 것이고요. 이제 it나 자동차 이런 쪽으로 갈 수도 있고, 이어서 소비 부문까지 치고 들어가면 어어 하다가 불황, 그 이상으로 가라앉을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방금 전에 수급 이야기해서 그러는데 국내증시, 코스피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기록이 깨졌다고 하죠, 게다가 지금 홍콩 H증시 발 충격이야기도 많던데요, 이건 뭐가 진실입니까?
▶ 정철진 경제평론가:
외국인투자자들은 어제도 거래소에서 3000억 원 가까이 순매도 했는데요, 작년 12월 2일부터 34거래일 연속 순매도입니다. 말씀하신 데로 외국인 역대 최장 연속 순매도이고요, 직전 기록이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6∼7월에 33거래일 순매도였고요, 이제 좀 잦아들면 좋겠는데, 안타깝게도 오늘도 좀 버거워 보입니다. 게다가 한국 증권업계는 지금 계속해서 홍콩H지수와 연계된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데요, 그제 급락한 홍콩h지수가 어제 또 하락하면서 종가기준으로 7년 만에 8000포인트가 깨졌습니다. 손실을 추정해보면, 홍콩 H지수가 7500~8000일 경우 1조 6852억 원, 7500~7000포인트까지 밀리면 2조2775억 원 정도인데요, 그러니까 7000포인트만 지켜주면 3조 원대인데요, 만약 7000포인트까지 깨질 경우 현재 손실은 13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어제 금융당국에선 이런 손실에 대한 우려가 좀 과도하다고 밝힌 것 같은데요, 맞는 이야기인가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네. 일단 ELS라는 게 언제 가입했느냐, 또한 조건이 어떻게 되느냐, 최종 만기일이 언제냐에 따라서 개인별로 천차만별인데요, 어제 당국이 설명한 건 뭐냐 하면 현재 손실 구간에 들어간 홍콩 h지수 연계 els는 만기가 대부분 2018년이라, 아직 2년 정도 시간이 있다는 것이고, 이 기간 동안 반등에 성공하면 된다, 그러니까 손실이 확정은 아니라는 말이었는데요, 그런데, 이게 또 말이 안 되는 게 반등할 가능성도 있지만, 더 무너질 가능성도 공존하는 거니까, 걱정은 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요. 게다가 이번 홍콩 h증시 관련 els가 터지면 단순히 고객손실 뿐 아니라 증권사들도 큰 손실을 입게 될 겁니다. 복잡한 구조라 자세한 설명은 그렇지만 이번 els 경우에는 국내 증권사들이 자신감이 생기면서 외국계 운용사에서 사오지 않고 자체 헷지를 했거든요. 고객과 증권사 모두 손실을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참, 자꾸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맘이 어두워지는데요, 뭔가 좀 탈출구는 없습니까. 가령 어제 중국에서 경기부양 발표도 있었잖아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불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PBOC)은 역레포(역환매조건부약정) 방식으로 4000억 위안(약 73조원)을 풀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일단 규모가 3년 만에 가장 큽니다. 이 밖에 춘절이 시작되는 내달 7일 전까지 중기자금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총 6000억 위안의 중기 유동성도 대비하고 있다고 하고요. 이에 속보 직후 잠시 중국 증시 아시아 증시 급반등은 했는데요, 이후 다시 하락했습니다. 홍콩 h지수는 8000포인트가 깨졌고요. 이걸로는 역시 부족한 것 같습니다. 곧 하락으로 돌아섰고요, 게다가 이번엔 지급준비율 인하나 금리인하는 아예 언급도 안 됐는데요, 이런 식의 부양책으론 역부족인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니,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1월도 지금 한 5월정도 된 것처럼 느껴지는데 앞으로도 매일 매일 이런 요동치는 상황을 보내야 합니까?
▶ 정철진 경제평론가:
전 크게 3가지 정도 로드맵을 그려보는데요, 그러니까, 상황을 반전시킬 긍정적인 바람의 모멘텀, 이런 겁니다. 우선 국제유가가 어서 빨리 바닥을 확인해 줘야 합니다. 이란까지 공급에 가세한 상황에서 가능하냐? 이럴 수 있지만, 중장기적 악재인 세일가스 업체들이 대거 부도 상황에 돌입한 호재도 섞여 있거든요. 게다가 이걸 참 말하기도 그런데, 지난해 9월 국제유가 배럴당 20달러를 외쳤던 골드만삭스가 올해 상반기 배럴당 40달러 도달 전망을 내놓았는데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일단 국제유가가 바닥을 확인해주고, 지지해주면서 그 다음엔 어떻게 가야합니까?
▶ 정철진 경제평론가:
다음 공은 이제 미국으로 넘어갑니다. 다음주, 그러니까 오는 26~27일 예정돼있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주목해야 합니다. 여기서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시장에 어떤 신호를 줄 것인가,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연내 4차례 기준금리 인상’ 시나리오 철회 가능성 정도는 언급돼야 뭔가 모멘텀이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이야기하는 게 일종의 바람이죠?
▶ 정철진 경제평론가:
네. 제가 앞서 긍정적 희망의 모멘텀, 이런 말을 썼는데, 그렇습니다. 바람인데 현실적으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지금 하락 추세 뿐 아니라 실물 소비 섹터로의 전이는 명약관화입니다. 그대로 무너질 수밖에 없죠.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단계인데요, 정말로 미국 연준에서 이런 식으로 출구를 열어주고 융통성을 주면요, 다시 공은 중국으로 넘어가든데, 결국 중국이 2월 초 자체적으로 금리인하 같은 초대형 경기부양을 발표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지금 차이나 쇼크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세계경제 주체들에게 나름의 안정감을 줄 수 있거든요…….역설적으로 중국이 치고 나가지 못하는 게 미국의 긴축 때문인데. 만약 연준이 사인만 주면 중국도 나서 수 있을 겁니다. 근데 이렇게 될까요.. 우선 다음 주 말까지 지켜봐야죠. 정말 길고 긴 1월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정철진 경제칼럼니스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