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에서 죽은 채 발견된 천연기념물 '참매'. (사진=연합뉴스)
오전 7시쯤 부산 동구 범일동 산복도로에 사는 박순희(67) 할머니는 아침에 대문을 열다가 흠칫 놀랐습니다.
몸길이 30㎝를 족히 넘는 독수리같이 생긴 새가 대문앞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박 할머니가 자세히 살펴보니 새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죽어 있었습니다.
새는 노란 안구의 초점이 흐려진 상태였지만 상처 하나 없이 깃털이 반듯했습니다.
박 할머니는 구청에 전화를 걸어 죽은 새를 치워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박 할머니는 "평소에도 대문 앞 공원 전망대의 투명한 플라스틱 안전 펜스에 '쿵' 소리가 나서 나가보면 새가 죽어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 새도 그런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죽은 새 사진을 본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이원호 박사는 죽은 조류가 천연기념물 323호인 참매의 일종이라고 말했습니다.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 보호종인 참매는 몽골이나 시베리아 등지에서 서식하다가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나라를 찾는 겨울 철새입니다.
쥐나 꿩·비둘기 등을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박사는 충돌에 의한 새 죽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견해를 내놨습니다.
이 박사는 "보통 새가 유리나 투명한 물체에 부딪히면 날개가 부러지거나 눈동자에 핏줄이 터지는 등 흔적이 남기 마련인데 이 경우는 그렇지 않다"며 "먹이를 먹지 못해 굶어 죽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산야생동물치료센터에서 조류 치료를 담당하는 김호수 주무관은 "외상없이도 충돌로 인한 뇌 손상으로 새가 죽을 수 있다"며 "한 달 평균 100마리 정도의 새가 치료를 받으러 오는데 35∼40마리가 조류 충돌"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주무관은 "발견된 곳이 숲이 아닌 도심이어서 충돌로 죽었을 확률이 더 높은 같다"며 "먹이가 부족하다 보니 도시생활에 적응하는 조류가 많아지고 있는데 고층 빌딩이나 투명한 구조물 등에 맹금류 그림(버드 세이버)을 붙이는 것이 조류 충돌을 막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