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에서 35년간 농사를 짓고 있는 박상석(62)·이선자(59)씨 부부는 요즘 딸기 수확으로 분주하다.
이 맘때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딸기를 수확하는 시기인 탓도 있지만 요즘은 일손이 부족할 정도로 정신없이 바쁘다.
한달 전 백화점이라는 새로운 판로를 확보해 겨울딸기를 납품하면서 출하량이 평소보다 30% 늘었기 때문이다.
박씨 부부의 농장은 비닐하우스 3개동으로 운영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그동안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박씨는 "고정적인 판로가 새로 생기면서 딸기 인지도도 높아져 직접 딸기를 사러 오는 고객까지 있다"고 전했다.
전남 화순에서 미니 파프리카 농장을 운영하는 한병인(58)씨도 박씨 부부와 비슷한 사례이다.
한때 대기업 자회사 대표로 일하기도 했던 한씨는 건강상 이유로 귀농 후 농사를 시작했다.
한씨는 과거 단골이었던 백화점 청과코너의 담당자에게 자신이 기른 미니 파프리카 샘플을 보여준 후 정식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소규모 농장에서 재배된 한씨의 파프리카도 백화점 납품 이후 입소문이 나며 인터넷을 통해 전국 각지로부터 주문이 들어오면서 매출이 10% 이상 늘었다.
박씨와 한씨는 지역의 대형 유통업체와 지역 영세농가가 손잡고 직거래를 통해 상생한 전형적인 사례이다.
백화점 농산물은 대부분 경매를 거쳐 들어오는 데 짧아도 만 하루의 시간이 넘게 소요된다.
하지만 직거래를 하면 아침에 수확한 농산물을 백화점 판매대에 올리는데 3~4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운송 시간이 짧아 농산물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고 유통 단계도 줄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박씨가 납품한 딸기 상등품의 가격은 100g당 1천300원으로 중간도매상을 거치지 않아 같은 품질의 딸기보다 15~20% 저렴하다.
박씨는 "백화점 직원들이 직접 찾아와 딸기와 포장 과정을 살펴보길래 납품이 까다롭게 느껴졌지만 백화점 기준에 맞춰 품질관리에 신경 쓰다 보니 자연스레 품질 경쟁력이 생겼다"고 전했다.
농가로서는 대형유통업체와의 직거래로 판로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백화점 납품으로 파생되는 새로운 매출이 발생하는 이득도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딸기와 파프리카 뿐만아니라 완도 전복, 장수 사과 등 30여 식품 상품군에서 박씨와 한씨 같은 지역 농가와 직거래하고 있다.
백화점은 지역 농가와의 거래 확대로 지역 특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다양한 상생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설을 앞두고 보성의 고급 녹차 우전세트, 나주 녹색한우 및 청과세트, 장흥의 유기농 백화고 세트, 담양 한과세트 등의 비중을 20% 늘릴 방침이다.
김정현 롯데백화점 광주점장은 "소규모 영세농이지만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들과 직거래 규모를 확대하고 지역 농·특산물 특별전 정례화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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