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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 화합의 상징' 하동 화개장터에 파열음

화재 후 시설개선 과정 호남 상인 입점 거부되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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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따라 화개장터엔/ 아랫마을 하동사람 윗마을 구례사람/ 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네/…구경 한번 와 보세요/오시면 모두 모두 이웃사촌/ 고운 정 미운 정 주고받는/ 경상도 전라도의 화개장터/'

이른 봄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 산하에 매화와 벚꽃이 흐드러지면 어김없이 울려퍼지는 노래 '화개장터' 가사 일부분이다.

그만큼 화개장터는 묵은 영호남 지역감정을 소리없이 녹여내는 화합의 상징이요, 지역감정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삐 살아온 서민들의 생활 현장이었다.

그랬던 화개장터에서 최근 작은 파열음이 나왔다.

행정구역상 경남 하동군에 위치한 화개장터 입점자 재선정 과정에서 탈락한 호남지역 상인 6명이 반발하면서부터다. 

하동군은 화개장터 점포 입점자들의 임대기간(3년)이 만료됨에 따라 입점자 공고 등 과정을 거쳐 7일 장옥 82칸의 새 입점자를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2014년 11월 27일 화개장터가 불에 탄 뒤 군유지 4천300㎡에 복원한 한옥구조의 장옥 38칸과 난전을 정비한 점포 44칸이 대상이었다.

화개장터는 관광시설지구였지만 2013년 전통시장으로 등록했다.

당시 군은 미관을 가꾸려고 도로 옆이나 빈터에 파라솔을 치고 장사하는 난전 정비사업을 벌였다. 

군은 정비사업으로 무질서한 난전 55곳을 없애고 점포 44칸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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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열음은 난전을 운영해 온 호남 상인 6명이 정비 대상이 되면서 비롯됐다.

전남 광양시지역 5명과 구례군지역 1명 등 호남 상인 6명은 2007년부터 난전에서 약재, 농산물 등을 팔았다.

정비사업을 벌이던 군은 당시 초가지붕을 얹은 점포를 마련, 이들이 장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

군은 광양시와 구례군 의회와 지역 인사들이 화합을 강조하며 이들 상인들이 영업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해 점포를 줬다고 한다. 이들로부터 각각 연간 30만원의 임대료도 받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하동지역 상인들은 "난전을 하는 하동 상인을 쫓아내면서 호남 상인을 왜 내버려 두느냐"며 반발했다.

하동 상인들의 반발을 의식해선지 상인들은 하동군으로 주소를 옮겼지만, 실제 거주지인 광양과 구례의 집에서 출퇴근했다.

하지만 이번 입점자 재선정 때는 호남 상인 모두가 탈락했다.

군은 '하동군에 3년 이상 실제 거주하는 상인'으로 입점자 자격을 제한한 '화개장터 운영 규정'을 들었다. 종전부터 있었던 규정이지만 이번에 엄격히 적용한 것이다.

사실상 화개장터에서 쫓겨나자 해당 상인들이 반발했고, 광양시·구례군도 우려를 표시했다.

호남 상인 이모(71·여)씨는 "모두가 영세한 상인들로 화개장터를 삶의 터전 삼아 생계를 이어 가는데 하동군이 지역을 가려 탈락시키는 것은 속 좁은 처사"라고 비난했다.

호남 상인 6명은 18일 하동군청을 방문해 '호남 상인들에게도 점포를 마련해 달라'고 부탁했다.

광양시와 구례군 관계자도 "화개장터는 행정구역상 하동군에 있지만, 역사적으로 영호남 교류와 화합의 상징으로 지난번 불이 났을 때도 공무원들이 성금을 모아 전달하는 등 두 지역의 각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라고 말했다.

이어 "화개장터를 하동군 중심으로만 운영하는 것은 애초 취지에 맞지 않고 다른 주민에게도 피해를 주는 상황이 될 수 있는 만큼 최소한 기존 상인 규모를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동군도 화개장터가 영호남 물류소통과 화합장소라는 점에서 자칫 지역 간 갈등으로 비칠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동군은 '화개장터에 전남지역 상인들에게 점포를 줄 수 없으나 광양시와 구례군에 각 1칸씩 배정할 테니 관광안내소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협조공문을 광양시와 구례군에 보냈다.

화개장터 담당하는 김병수 하동군 시설운영관리계장은 "화개장터의 활성화를 위해선 영호남지역 상인들을 모두 참여시키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장소가 협소하고 여건이 취약하다"라며 "이번 입점자 선정 과정에 하동지역 상인 14명도 탈락하자 반발이 심해 호남 상인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두 지역의 화합을 유지하려는 마음에 광양시와 구례군에 1칸씩 점포를 배정했다"며 "안내소로 활용하든지 장사를 하든지 결정해 달라"고 말했다.

(하동=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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