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뒤 재볼 것도 없다. 이제 '돌격 앞으로'다." 이란 시간대를 기준으로 이란의 핵개발 제재 해제가 선언된 이튿날인 18일(현지시각) 이른 아침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으로 가는 첫 항공편은 만석이었다.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된 후 한국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이란정부에서 공식 취재비자를 받아 테헤란 방문 길에 오른 기자는 탑승한 항공기 내에서부터 서방의 '이란행 열기'를 한 눈에 느낄 수 있었다.
탑승 승객들의 국적도 다양했다.
유럽인과 중국인이 눈에 많이 띄었고 두바이에 중동 본부를 둔 한국 기업 관계자들도 테헤란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서둘러 몸을 실었다.
옆자리에 앉은 독일 기업인 에마누엘 카프만씨는 두바이에서 테헤란으로 가는 2시간 내내 노트북으로 부지런히 이메일을 확인했다.
운송 관련 인프라 회사 임원이라는 그는 "제재 해제 뉴스가 나온 직후 베를린에서 두바이를 거치는 테헤란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며 "우리에겐 이란이 너무나 큰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들뜬 목소리로 "중공업을 하는 회사들은 무조건 이란에 들어가야 한다"며 "이란의 동결자산이 수백억 달러일텐데 이란 정부는 그 돈을 먼저 인프라 건설에 쓸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프만 씨의 회사는 타지키스탄의 정유회사가 제재가 풀린 이란산 원유를 육로로 직수입하려는 데 이에 필요한 운송 인프라를 만드는 계약을 따낼 계획이라고 했다.
제재 이전엔 사업 비자를 미리 받아야 했지만 최근엔 이란 현지 거래처의 초청장만 있으면 공항에서 즉석에서 방문 비자를 바로 내주는 추세라고 했다.
"이제 '돌격 앞으로'(Go for it) 해야 한다"면서 "제재 해제 뒤에도 미국 기업이 이란에 직접 진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이란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테헤란 공항 입국장을 나오자 핵협상이 타결되기 직전인 작년 6월말 테헤란에 왔을 땐 볼 수 없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외국에서 온 거래처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손에 들고 마중나온 사람들이 50여명이나 됐다.
프랑스 회사 임원을 마중나왔다는 마무드씨는 "요즘 매일같이 공항에 나올 정도로 외국 거래처의 테헤란 출장이 잦다"며 "작년 7월 핵협상이 타결한 뒤부터 확실히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을 나오자 정면에 Ibis와 노보텔 호텔이 눈에 들어왔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이들 호텔 역시 핵협상이 타결된 뒤인 지난해 9월 생겼다.
테헤란을 찾는 출장자가 급증하자 재빨리 공항 앞 '명당'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실제로 이런 '테헤란 러시'를 확인해보려고 테헤란 시내 유일한 특급호텔인 아자디호텔을 찾았다.
예약을 담당하는 이 호텔의 직원은 "작년 말부터 방이 꽉 찼다"며 "유럽인이 가장 많고 중국과 일본 손님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테헤란 시내의 신문 가판대엔 제재 해제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만면에 웃음을 띤 사진을 1면에 크게 실은 신문이 대부분이었다.
신문을 보고 있던 파루크(50)씨는 "제재 해제가 얼마나 나에게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란은 무엇인가 변화가 필요한 때"라며 "정부의 선택을 적극 지지한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