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잉(小英) 총통이 대만을 미래가 있는 나라로 만들 겁니다."
대만 총통선거를 이틀 앞둔 14일 밤 9시(현지시간).
늦은 시간까지 타이베이 민진당 경선본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던 대학생 다이(戴·20)모씨는 샤오잉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후보의 총통 당선을 기정사실화했다.
선거 기간 줄곧 지지율 선두를 달린 차이 후보가 지난 5일 시행된 마지막 여론조사까지 1위를 유지하자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대만 젊은이들은 한껏 고무돼 있었다.
5일 대만 TVBS 방송의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차이 후보는 43%의 지지율로 주리룬(朱立倫·55) 국민당 주석의 지지율 25%를 웃돌았으며 양안정책협회의 여론조사에서도 45.2%로 주 호보의 16.3%를 압도했다.
대만 젊은 층은 장기화한 저성장 여파로 대학 졸업 후 취업이 어려운데다 일자리를 겨우 찾더라도 '22K'(2만 2천 대만달러·약 80만 원)로 표현되는 낮은 평균 임금이라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국민당이 8년간 보인 친(親)중국 성향에 대한 반발심도 만만치 않다.
차이 후보에게 투표하려고 홍콩에서 왔다는 라(羅·31)모씨는 "대만이 홍콩처럼 정체성을 잃은 채 중국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더는 국민당에 정권을 맡겨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친중국화와 고용 불안에 대한 젊은 층의 불만은 2014년 3월 대만 헌정 사상 초유의 입법원(국회) 점거 사태로 표출됐다.
대학생들이 '희망'을 상징하는 해바라기를 손에 든 채 시위를 벌인 데서 착안해 '해바라기 운동'으로 불리는 이 시위는 1990년 이후 출생한 20대 대학생들이 주도했다.
이들에는 올해 처음 투표권을 가지는 이른바 서우터우(首投)족도 포함된다.
일부 젊은 층은 대선에서 차이 후보를 지지하지만,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차이 후보가 속한 민진당이 아니라 신생정당인 시대역량(時代力量) 등의 젊은 후보를 찍겠다며 기존 거대 정당인 민진당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보였다.
해바라기 운동 주역 등 10여 명의 입법위원 후보를 낸 시대역량은 젊은 층의 높은 지지에 힘입어 입법위원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킬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 중장년층들은 대만 정치계가 급격히 진보화하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가정주부 잉(應·58·여) 모씨는 "국민당 집권 후 대만이 대부분의 나라에 비자 없이 입국 가능해졌다"며 "정권이 바뀌면 다시 국제적인 위상이 떨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