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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1mm글씨나 속사포고지는 소비자 우롱 꼼수"

* 대담 : 임제혁 변호사 (법무법인 메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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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MC뉴스에 나오는 법률 이야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법은 이렇습니다> 법무법인 메리트, 임제혁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임제혁 변호사: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홈플러스가 경품 응모 행사에서 ‘개인 정보가 보험사 영업에 활용될 수 있다’는 문구를 1mm 크기로 고지하고, 2천 400여건의 고객 개인 정보를 보험사에 팔아서 231억 원을 챙겼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이 무죄 판결을 받았어요, 한 번 짚어보죠.

▶ 임제혁 변호사:

저도 뉴스를 접하면서 정말 “아니 어떻게 이런 판결이?”라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번 서울중앙지방법원의 1심 판결에 따르면, "개인정보 수집을 위해 허위로 경품행사를 하려고 했다는 정황이 없다"고 보면서 “일부러 응모권에 글자를 작게(1mm) 한 것이 아니며, 애초에 경품을 지급하지 않을 생각으로 행사를 한 것도 아니다"며 "개인정보를 얼마에 파는지 고객에게 알려야 할 의무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쉽게 순수한 경품행사고, 뒷면에 어쨌든 개인정보가 보험사의 마케팅에 활용될 것이라고 적혀는 있고, 개인정보보호법에 개인정보 제공 주체의 동의를 받을 때 알려야할 사항 중 개인정보 취득 이후 어떠한 처리를 하는지, 유상으로 판매하는지 등이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홈플러스의 고객 정보 판매가 부정하지 않다는 거예요. 정말 너무 형식적이라는 느낌 안드세요?

▷ 한수진/사회자:

이건 내가 써놨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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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제혁 변호사:

먼저 경품행사의 목적부터 다시 생각해볼게요. 경품행사를 하면서 응모권에 적어야하는 최소한의 내용이 뭘까요? 쉽게 응모자가 누군지, 그리고 당첨된 사실을 통지할 수 있는 연락처만 있으면 됩니다. 쉽게 특정과 연락을 위한 최소한의 정보면 되는 거에요. 그렇죠? 그런데 홈플러스의 경품행사 응모권에는 성명, 연락처, 생년월일, 자녀 수, 부모 동거 여부까지 적도록 했어요. 그리고 보험사와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물론 이 정보들을 건당 약 1,900원에 보험사에 팔았고요. 이게 순수한 경품행사로 보인다는 법원의 대전제는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꼴인거죠.

▷ 한수진/사회자:

제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고 보험회사에서 전화를 하나 했더니 이런 경로를 통해서였군요. 알았으면 안 했을 텐데요. 저 같은 피해자 많을 것 같은데, 이번 판결은 국민 상식과는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 임제혁 변호사:

어느 누구의 상식하고도 거리가 먼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이 판결의 두 번째 문제는 법원이 경품응모권 뒷면에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요구하는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시에 고지하여야 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경품행사에 응모한 사람들이 이를 알면서 응모했다고 본 것입니다. 그 고지내용이 응모권 뒷면에 1mm크기도 되어있는데 말이에요.

▷ 한수진/사회자:

1mm면 젊은 사람들도 보기 어렵고, 어르신들은 돋보기를 끼고 봐도 어려운 크긴데요, 이걸 고지의 의무를 다 했다고 할 수 있나요?

▶ 임제혁 변호사:

이번 1심 판결에서 “1㎜ 글씨는 사람이 읽을 수 없는 정도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내용이 있어요. 돋보기라도 들여대고 읽을 수 있는 거면 고지의무를 다했다는 겁니다. 말이 안 되는 거에요. 국민과 소비자에게 불리한, 유의의 필요성이 있는 내용일수록 더 잘 보이도록 해야 한다는 전제가 논리의 출발점이 되어야 하는 거에요. 이걸로 고지의무를 다 했다고 보면 말이에요, 앞으로 모든 위험 고지, 위험 안내는 이렇게 해도 되는 거에요. 담배에 붙은 흡연경고 문구도, 목욕탕의 미끄럼주의문구도, 당연히 투자위험 안내문구도, 추가비용 징수 안내, 보험의 면제특약도 이렇게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거에요. 왜. 형식적으로 명시가 되어있고, 분명히 사람들 중에는 그거 읽어내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다른 업체나 보험, 복권에서도 이렇게 작은 1mm 글씨가 있다는게 근거가 됐다는게 어이가 없는데요. 잘 보이지도 않는 1mm짜리 작은 글씨, 오히려 잘 볼 수 있도록 크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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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 임제혁 변호사:

당연히 더 잘 보이게 해야 되는 거죠. 사실 굳이 1mm로 적어놨다는 사실이 이 사건 경품행사의 목적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흔히 꼼수라는 말을 하죠. 보험약관에도 보면 이러이러한 경우에는 보험금 지급이 되지 않는다, 투자 상품의 경우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다 등의 내용은 유달리 작게 되어있거나, 유달리 찾기 힘든데 있어요. 심지어 티브이 광고에서도 보험 상품은 천천히 설명하다가 순식간에 뭐라고 했는지도 못 알아들을 정도의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유의사항을 읽고 넘어가는 소위 속사포 광고도 있었어요. 금융위원회가 이런 속사포광고에 제동을 걸기도 했지만, 여전히 뭔가 어색한 부분은 있죠. 금융위원회 같은 데에서 이런 속사포 광고 같은 꼼수에 제동을 거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바로 국민이, 소비자가 우롱당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1mm 안내를 두고 “정상적인 안내”를 한 것으로 보는 것은, 정말 비상식적인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보험사 영업에 활용 될 수 있다’고는 했지만, ‘판매한다’고는 알리지 않았어요. 그래도 고지의 의무를 다 한 건가요?

▶ 임제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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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법원은 법 규정에 따르면 개인정보 제공 주체의 동의를 받을 때 알려야할 사항 중 개인정보 취득 이후 어떠한 처리를 하는지, 유상으로 판매하는지 등이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건당 1980원에 판매한다는 점을 알릴 필요가 없다고 보았어요.

▷ 한수진/사회자:

유상 판매 여부를 명시하지는 않아도 된다는 건가요?

▶ 임제혁 변호사:

법원은 그렇게 본건데, 그런데요. 먼저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품응모의 목적으로 자기 개인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즉 자기 정보가 어떤 금전적 가치를 가진 재화가 된다는 생각을 하지도 못했고, 금전적 가치를 가진 재화로서 유통의 대상이 되는 것도 몰랐어요. 그런 사람들이 자기 개인정보가 남이 돈 받고 파는 것에 동의했겠어요? 그리고 설사 그 1mm 안내문을 꼼꼼히 잃고 보험사에 제공되는 것을 알았던 사람이라 해도요, 자기정보가 돈 받고 팔리는 거에까지 동의를 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개인정보”라는 것에 대해서요, 나라는 정보제공자, 정보주체가 얼마만큼의 권리를 갖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개인정보보호법에 보면 정보주체의 권리와 관련해서 “개인정보의 처리에 관한 동의 여부, 동의 범위 등을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를 가진다고 보는거에요. 적어도 나는 공짜로 준 정보를 제공받은 자가 돈 받고 파는 거라면, 금전적 거래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에 대한 동의는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동의를 위해서는 당연히 건당 얼마 받고 판다는 사실을 알려야 되겠죠.

▷ 한수진/사회자:

더군다나 이게 한번이 아니고, 2011년 12월부터 2014년 6월까지, 11번에 거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 정도라면 경품추첨은 핑계인 것 아닙니까 그리고 더 어이없는 게 홈플러스는 수입 자동차와 골드바를 경품으로 내걸었는데, 그 경품이 당첨자에게 전달되지도 않았다구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처벌을 받았습니까?

▶ 임제혁 변호사:

사실 2014년에 불거진 경품 빼돌리기 사건은 홈플러스 소속 직원들이 경품으로 내걸어진 수입차와 골드바 등을 지인명의로 가로채거나 이를 통해 금전적 이익을 누린 것인데요, 홈플러스가 재빠르게 이들 직원들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구하면서 이들 개인들이 업무상 배임 등으로 처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홈플러스가 처벌을 받은 것은 아니었죠.

▷ 한수진/사회자:

형사 소송은 1심에서 무죄가 났습니다만, 개인 정보가 넘어가 피해를 당한 소비자들이 민사 소송도 제기하고 있죠. 이번 판결이 민사 소송에도 영향을 미치겠네요?

▶ 임제혁 변호사:

더 두고 볼 일이지만, 이번 형사 1심 판결이 안 좋은 선례를 남긴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무죄판결이 가지는 ‘위법성’판단에 대한 영향력이 민사에도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기 때문이죠. 사실 1mm고지, 이런 건 정말 안 좋은 관행이고 소비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서도 꼭 개선되어야 할 제도거든요. 그런데 이번 형사 1심 전부무죄 판결은 그 기회를 봉쇄하는 방향으로 흐를 여지가 있어서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개인정보를 이런 1mm 고지로 제공, 판매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정상적인 것으로 바라본다는 점이 개인정보를 얼마나 안일하게 바라보는가 그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런 이유에서 많은 소비자단체, 시민단체에서도 우려를 표명하는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스마트 시대가 되면서 개인 정보 보호는 점점 더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되어가고 있는데요, 법이 시대를 못 따라온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서 법적인 보완이 필요한 것 아닐까요?

▶ 임제혁 변호사:

이번 판결은 법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법을 적용하는 자가 어떤 시각으로 법을 적용하여야 하는가와 관련해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굳이 입법적 보완을 얘기한다면, 이제는 이렇게 2,400만 건의 개인정보를 제대로 된 동의절차 조차 거치지 않고 피해를 양산하는 사건들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과 집단소송 제도를 도입해서 대기업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시민과 소비자의 견제장치가 필요하지 않나 라는 생각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뉴스 속 법률 이야기 <법은 이렇습니다> 임제혁 변호사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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