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다툼 해역에 만든 인공섬에서 시험 비행을 하자 분쟁 당사국인 베트남과 필리핀은 물론 미국도 반발하는 등 새해 벽두부터 이 지역에 다시 긴장감이 돌고 있습니다.
베트남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은 어제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 (중국명 난사군도, 베트남명 쯔엉사군도,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의 피어리 크로스 암초 (중국명 융수자오)를 매립해 확장한 인공섬에서 항공기를 시험 운항했습니다.
중국이 작년 하반기에 완공한 이 인공섬은 길이 3㎞의 활주로와 헬리콥터 이착륙지 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비행은 본격적인 인공섬 시설 가동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레 하이 빙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중국이 스프래틀리 제도에 불법으로 지은 비행장에서 시험 비행을 한 것은 베트남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베트남 외교부는 주베트남 중국 대사관에 이런 입장을 전달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중국의 시험 비행이 남중국해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미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국가들이 분쟁해역 매립, 건설, 군사 시설화를 중단할 것으로 촉구해왔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중국에 적절한 경로를 통해 시험 비행에 대해 항의할 계획이라고 현지 온라인매체 래플러가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인공섬의 비행장 시설이 민간항공 기준을 충족하는지 민항기를 시험 운행했다고 확인하며 이는 중국의 주권에 해당한다고 반박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난사군도와 주변 해역에 대해 논쟁의 여지가 없는 주권을 갖고 있다"며, "베트남의 근거없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그동안 남중국해에 최소 7개의 인공섬을 건설하고 이는 민간 선박 편의 제공, 재난 구조 등 주로 민간용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인공섬에는 전투기가 이용할 수 있는 활주로와 함정 정박시설 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작년 11월 말레이시아에 열린 동남아국가연합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때 인공섬에 군사시설을 짓고 있다고 시인하면서 이는 국가 방위와 섬·환초들의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이 인공섬의 각종 시설물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경우 중국과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베트남, 필리핀 등 주변 국가들의 반발이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남중국해는 매년 5조 달러 규모의 해상 물동량이 통과하는 주요 국제교역 항로로 막대한 양의 석유·천연가스 등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