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준예산 사태에 직면한 경기도교육청이 예산 집행에 난감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준예산 선례가 있는 지방자치단체와 달리, 교육청이 운용하는 교육비특별회계에서 준예산을 집행한 사례는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탓에 도교육청은 새 학기를 준비하는 교육현장에서 실제로 어떤 피해가 발생할지 예측조차 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방지차단체의 경우 2013년 성남시 준예산 사례를 계기로 행정자치부 예규에 입각해 준예산 집행 항목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자체와 다른 교육비특별회계를 운용하는 시·도교육청은 가이드라인으로 삼을 예규나 지침이 없습니다.
지방재정법 제46조(예산 불성립 시 예산 집행)와 지방자치법 제131조(예산이 성립하지 않을 때의 예산집행)의 포괄적 조항만 놓고 자체 판단할 뿐입니다.
이들 법령 조항마저 '전년도 예산 준해 집행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이어서 집행 가능 사업을 분류하는 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도교육청은 법령과 조례에 근거한 기관·시설 운영비나 의무지출 경비, 의회가 승인한 계속 사업비 등 최소 필수 경비만 집행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사업별로 준예산 집행 여부를 가릴 예정입니다.
즉 준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법령 해석과 시급성을 따져 '집행' 대상 사업만 가리겠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설명입니다.
학교 신설 공사의 경우 전년도 이월 예산을 활용하는 사업은 진행되지만 올해 신규 예산을 투입하는 예산은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노후 화장실 보수 등 방학 중 예정된 학교 내 시설개선사업도 재원 성격에 따라 학교마다 사업마다 사정이 다릅니다.
교육청 조직이 일반직(기획·행정)과 전문직(교육)으로 이원화돼 새 학기 교육과정 준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도교육청이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법정 자격연수를 제외한 교육청 시책사업 연수, 소수 선택 학생을 위한 교육과정 클러스터 준비 (강사 선발) 등의 차질이 우려된다는 정도입니다.
학교가 겨울방학에 들어갔고 학교 회계가 3월 시작되기에 학교운영비가 중단되는 사태는 당장 피하게 됐으나 3월 교육과정 준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부서별, 교육지원청별 점검 결과가 나와야 봐야 알 수 있습니다.
한 고교 교장은 "아직 학교에서는 준예산 사태를 체감할 수 없다"며 "다만 특정 사업에 대한 예산 배정이 실제로 중단되거나 준예산 사태가 이달을 넘겨 2월까지 이어져 3월 새 학기 준비에 차질이 생긴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