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고속도로와 지하철, 대형 교량 등 교통시설에 대한 테러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교통시설 경계 강화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교통시설 경계 강화는 지난 2일 발생한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너디노 총기테러 사건 주범이 2011∼2012년 고속도로에서 총격·폭탄 테러를 기획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연방수사국(FBI)은 총기테러범 사예드 파룩(28)과 친구 엔리케 마르케스(24)가 당시 91번 고속도로에서 역할분담을 통해 총격·폭탄 테러를 기도했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혀냈다고 LA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전했다.
앞서 FBI는 마르케스를 이번 테러에 사용된 소총을 구매하는 등 중요한 지원을 한 혐의로 지난 17일 체포해 기소했다.
수사 관계자는 "지금껏 고속도로에서의 테러는 예상하지 못한 것"이라며 "이 테러 기획은 충분히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다우닝 LA 경찰국 방첩담당 부국장은 "고속도로 테러와 관련한 대비 태세에 대해서는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이것은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악몽"이라고 강조했다.
마르케스에 대한 기소장에 따르면 파룩과 마르케스는 2011∼2012년 교통정체가 심한 91번 고속도로에서 러시아워인 오후 시간대를 골라 테러를 모의했다.
특히 마르케스는 고속도로 남사면 언덕 위에, 파룩은 교통체증이 심한 동쪽 차선에서 각각 테러를 감행하기로 `역할분담'까지 했다.
실제로 파룩은 우선 파이프 폭탄을 던진 뒤 정지한 차량들을 상대로 총기를 난사하기로 했으며, 마르케스는 앰뷸런스와 경찰차를 상대로 총격을 벌이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출구가 없는 좁은 도로에서 매복해 공격을 가하는 형태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에서 탈레반과 이라크군이 미군을 상대로 한 전술이었다고 수사당국은 전했다.
하지만, 이들은 당시 인근 치노 시에서 테러와 관련 없는 총격 사건 모의로 남성 4명이 적발·체포된 것을 보고 테러 계획을 접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와 함께 자신들의 모교였던 리버사이드 커뮤니티 대학의 도서관과 카페테리아에 파이프 폭탄을 던지자는 모의를 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계획들은 모두 파룩이 샌버나디노 테러를 함께 저지른 아내 타시핀 말리크를 처음 알게 된 2013년 이전에 세워졌다.
한편, 총기테러범의 친구 마르케스는 이날 연방 법원에서 열린 보석 심리에 참석했다.
연방 검찰은 마르케스가 "사건을 은폐하고 도주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인물"이라며 보석 없는 구금을 요청했다.
마르케스는 2011∼2012년 테러 공격에 사용하기 위해 돌격소총인 AR-15를 구입해 파룩에게 넘겼으며 2012년 폭발물을 제조할 수 있는 무연 분말을 구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파룩의 형수 여동생과 가짜 결혼을 해 이민법을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마르케스는 2007년 파룩의 권유로 이슬람으로 개종했으며, 파룩은 마르케스의 급진화를 주입했다고 수사당국은 전했다.
하지만, 수사당국은 마르케스가 이번 총격테러에 가담했거나 사전에 이를 알았다는 증거는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