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서류만 일치하면 은행이 수입물품의 가격을 보증지급하는 신용장 제도의 허점을 노려 10억원의 물품대금을 가로챈 업자가 붙잡혔습니다.
구리 스크랩을 수입한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저가의 폐타이어를 들여온 이들에게 속아 수입을 중개한 무역회사는 폐업 위기에 몰렸습니다.
부산세관은 사기와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 국내 S사 대표 39살 이모 씨를 구속하고 공범 35살 김모 씨를 불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미국의 한 수출회사로부터 11억원 상당의 동 스크랩을 수입하기로 하고 국내 무역회사인 I사에게 수입계약서를 작성하고 신용장을 개설토록 했습니다.
하지만 거짓말이었습니다.
이씨 등은 사전에 미국 수출회사와 짜고 동 스크랩 수입계약서만 만든 뒤 실제로는 300만원에 불과한 폐타이어 더미를 선박에 싣도록 했습니다.
이들은 수입, 수출업자의 무역서류만 일치하면 은행이 물품대금 지급을 보증하는 신용장 제도의 허점을 노린 것입니다.
동 스크랩 수입을 중개한 I사는 동 스크랩 대신 폐타이어가 도착하자 황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사이 국내 은행이 지급한 동 스크랩 대금 11억3천800여만원은 미국 은행을 통해 미국 수출회사에 넘어갔습니다.
이씨는 I사에 미국 수출회사의 실수로 수입물품이 잘못 왔다고 둘러대며 몇 개월을 끌었습니다.
결국 I사는 사기 혐의로 이씨 등을 경찰에 고발했으나 별다른 증거가 드러나지 않아 무혐의가 됐습니다.
알고 보니 이씨는 동스크랩 대신 폐타이어를 수출한 미국 회사에 수수료를 일부 떼주고 나머지 10억7천500여만원은 차입을 한 것처럼 꾸며 국내로 빼돌린 뒤였습니다.
부산세관은 부산항에 도착된 물품이 선적서류상의 물품과 다른 사실을 포착하고, 미국 수출회사의 자금흐름을 추적해 이씨 등이 신용장 사기에 이어 물품대금을 자금 세탁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씨 등은 위장 차입한 돈 대부분을 경남 사천의 산업용지를 구입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30년 무역업을 해온 I사는 이들의 사기행각에 속아 물품대금을 꼬박 떠안은 채 은행으로부터 회사 재산 대부분이 가압류돼 현재 폐업 위기에 몰렸다고 세관은 전했습니다.